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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가장 아름다운 피아니스트입니다.

by 하늘 호수 2007. 5. 7.
 

 

 

 

 

 연주가 갑자기 멈췄다.

 

뒤틀린 손가락이 펴지질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당신은

 

가장 아름다운 피아니스트입니다...
 
 
 
 
 
 
 
 
 
 
 

  

Remember 김윤 작곡, 김경민 연주 

 

 

 

 

 

 

 



▲ 뇌성마비 피아니스트 김경민씨가 첫 독주회에서 <비밀의 화원>을 연주합니다. 뒤틀리는 손가락을 중심을 잡으며 힘겹게 건반을 누르지만 얼굴에는 세상 무엇과도 바꿀수 없다는 기쁨이 가득합니다. /조선일보 조인원 기자

 

 

 

 

 



▲ 뇌성마비 피아니스트 김경민씨의 첫 독주회가 17일 저녁 경기도 용인문예회관에서 열렸습니다. 손가락 펴기 조차 힘든 1급 장애우지만, 연주회를 앞두고 하루에 10시간 넘게 연습하며 감격적인 생애 첫 콘서트를 연 것 입니다. 김씨가 어렵게 연주하자 관객들은 그를 박수로 격려하는 감동적인 순간이 펼쳐집니다. /조선일보 조인원 기자


 


 



▲ 뇌성마비 피아니스트 김경민씨가 첫 독주회 열한번째 마지막 곡을 끝내고 박수를 받으며 , 앵콜을 받자 자신에게 피아노를 가르쳤던 지성숙 선생님을 무대로 불러 소개합니다. /조선일보 조인원 기자


 
 
 
 
 
 
 


뇌성마비 1급 장애인 피아니스트 김경민(26)씨의 첫 피아노 독주회가 열린 지난 17일 경기도 용인시 용인문예회관. 네 번째 곡인 유키 구라모토의 ‘명상’을 연주하던 김씨가 잠시 연주를 멈추고 땀을 닦자 객석(관객 700여명)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윽고 연주가 다시 시작됐다.

“중간에 틀린 부분이 있었는데 많이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아직까지 손이 완벽히 펴지지가 않아서 피아노 치는 데 어렵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된다는 생각으로 연구를 했습니다.” 김씨는 어눌한 발음으로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 공연은 김씨의 첫 콘서트. 제목은 ‘흰 건반 위 자유, 검은 건반 위 희망’이었다. 두 시간 동안 11곡을 연주했다. 지난해 겨울 김씨는 베토벤 ‘월광’ 소나타를 피아노로 연주하는 자신의 모습을 직접 담은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려 네티즌들 사이에 화제가 됐었다.



 

김경민씨는 독주회를 열 만큼 집안이 넉넉하지 못하다. 경기도 안산에서 부모님과 24평 다가구 주택에서 전세로 살고 있다. 그가 첫 독주회를 열기까지는 ‘남모르게 도와준 이웃’이 있었다. 김씨에게 처음 피아노를 가르쳐준 이웃 지성숙(여·38)씨다.

지씨는 김씨 독주회의 기획, 제작, 홍보 업무를 맡아줬다. 독주회가 끝나고 그녀는 울어서 퉁퉁 부은 눈으로 무대에 올랐다. “이 콘서트를 도와줄 사람들을 석 달이나 찾아 다녔습니다. 아무런 대가 없이 흔쾌히 도와주신 용인 축협 직원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용인 축협은 지씨의 남편이 다니는 직장이다.

13년 전 경기도 안산시에서 피아노 교습소를 하던 지씨가 쇼팽 곡을 연주할 때마다, 추리닝을 입은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문 밖을 왔다 갔다 했다. 그 아이는 창문 밖에서 교습소를 들여다 봤고, 교습소 안에 있는 거울에 비친 아이의 모습이 지씨의 눈에 자주 들어왔다.

그 소년은 이웃에 살던 김경민(당시 13세)이었다.

당시 김경민씨의 몸 상태는 지금보다 훨씬 심각했다. 30도  정도 옆으로 기울어진 상태로 항상 침을 흘리며 지성숙씨의 피아노 연주를 들었다.  어느 날  옆에서 구경하던 소년에게 “한번 해볼래?”하고 피아노를 가르친 것이 인연이 됐다.

공사장에서 식당 일을 하는 부모님과 살던 김경민씨가 피아노를 계속하기는 쉽지 않았다. 김경민씨는 특히 뇌성마비로 인해 손가락이 대부분 안쪽으로  말려 있어  피아노  연주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마디마디 연필을 끼워 넣어 한 달 반 동안 연습하자 조금씩 손가락이 풀렸고, 6개월이 지나자 기적적으로 피아노를 치는 게 가능해졌다.

이번 콘서트를 위해 김경민씨는 왼손에 마비가 올 정도로 하루에  열 시간 넘게 연습을 했다. “전국을 다니면서 피아노 연주를 하고 싶어요.”

김경민씨는 연주회가 끝나고 이렇게 작은 소망을 이야기했다.  그는 장애인의 날인 다음달 20일 서울 코엑스아트홀에서 두 번째 독주회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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