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아름다운성당50선9 완주 되재성당지 [한국의 아름다운 성당 50선㉙] 연둣빛 나뭇잎들이 하늘거리는 산중에 한옥으로 지어진 되재성당이 있다. ‘외딸고 높은 산 골짜구니에 살고 싶어라~ 한 송이 꽃으로 살고 싶어라’라는 성가가 자꾸만 흥얼거려진다. 되재성당은 두메꽃처럼 그렇게 골짜기에 있다. 성당 앞쪽은 기와를 얹은 높은 종탑이 세워져 있고, 오른쪽에는 예수성심상이 왼쪽으로는 성모자상이 보인다. 지난겨울에는 억새 사이로 성모자상을 보았는데, 봄에 보니 주변이 말끔히 정리되어 분홍빛 연산홍으로 둘러싸인 성모자가 환하게 웃고 계신다. 되재성당ⓒ앞에서 본 성당ⓒ성당 뒤편 언덕에는 두 분의 프랑스 신부님 묘소가 있다. 머나먼 이국까지 오시어 어려운 역경 속에서 전 생애를 바쳐 신자들을 돌보시다가 삶을 마치신 신부님들께 감사드리며 그들의 영혼이 하느님의 품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 2025. 4. 30. 완주 삼례성당 [한국의 아름다운 성당 50선㉘] 오후 빛을 머금은 삼례성당이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낸다. 황홀경에 취해 사진을 담고 있는데, 성당을 열심히 핸드폰으로 촬영하고 계신 삼례성당 수녀님을 만났다. 성당은 정면이 제일 멋있다고 알려주신다. 삼례성당의 교우는 1,300명 정도 되는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미사참례 신자가 많이 줄어 현재는 300명 정도가 참례한다고 하신다. 미사참례 신자가 준 것은 비단 삼례성당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성당이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을 것 같다. ⓒ성당 입구가 닫혀 있어 안에 들어가지 못해 아쉬워하고 있는데, 감사하게도 수녀님께서 열쇠를 가져오셔서 문을 열어주시고 불까지 밝혀 주셨다. 늦은 오후라 스테인드글라스의 아름다운 빛을 담을 수는 없었지만, 오래된 성당에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이 배어 나온다. 느낌이 참 좋다.. 2025. 4. 30. 김제 수류성당 [한국의 아름다운 성당 50선㉗] 김제의 평야 지대를 벗어난 백운산과 희령산 부근에 수류성당이 있다. 1889년 전주 전동성당과 함께 전라도 지방에서 가장 먼저 설립된 유서 깊은 본당으로, 박해 시대에 숨어 지내던 신자들이 이곳으로 이주해 와 교우촌을 형성하였다. 수류본당은 1889년 초대 본당 신부 베르모렐 신부와 함께 배제(현 완주군 구이면 안덕리)에서 시작되었다. 1895년 본당을 배재 산골에서 면 소재지가 있는 수류로 이전하였고, 1907년에는 48칸의 웅대한 한국 전통건축양식의 수류성당이 지어졌다. 같은 해 완공된 나바위성당과 유사하여 문화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수류본당은 김제 부안 정읍 순창 고창 담양 장성 일대에 걸친 넓은 지역을 담당하였다. 1909년 3월에 설립한 인명학교(仁明學校)는 전북 최초의 신.. 2025. 4. 14. 익산 나바위성당 [한국의 아름다운 성당 50선㉖] 나바위성당을 다시 찾은 건 봄기운이 완연한 날이었다. 한옥으로 지어진 아름다운 성당과 박물관을 둘러보는데, 젊은 남녀 한 쌍이 사랑스럽게 그 가운데 서 있어, 봄의 생동감이 더해진다. ⓒ나바위성당 전경나바위성지는 한국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가 조선교구 3대 교구장인 페레올 주교와 다블뤼 신부 그리고 11명의 조선 교우와 함께 고국에 첫발을 내디딘 곳이다. 1845년 8월 17일 상해 김가항 성당에서 사제서품을 받은 김대건 신부는 8월 31일 라파엘호를 타고 일행과 한양을 향하여 떠났으나, 항해 도중 폭풍우를 만나 표류하다가 제주도 한경면 용수리에 닿는다. 그곳에서 배를 정비하여 다시 북상하다가 1845년 10월 12일 밤 8시경, 강경에서 조금 떨어진 황산포 나바위 화산 언저리에 닿게 된다... 2025. 3. 28. 익산 함열성당 [한국의 아름다운 성당 50선㉕] 익산 함열성당 [한국의 아름다운 성당 50선㉕] 데스크 (desk@dailian.co.kr) 햇살 좋은 오후 함열성당을 다시 찾았다. 계절이 겨울에서 봄으로 흐르니, 무채색이던 세상이 고운 색으로 갈아입어 기분을 편안하게 한다. 지난번 방문 때에는 코로나 19로 성당 문이 굳게 닫혀 있어서 내부에 들어가 보지 못했다. 작은 창을 통하여 간신히 들여다볼 수밖에 없어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마침 그날 성당 내부를 수리한다고 문을 열어두었다. 사다리에 올라 성당을 수리하는 사람을 보며 문이 닫히기 전에 성당 안을 얼른 둘러보고 나오려고 서둘렀다. 그러다가 수녀님을 만났다. "사진 찍으시려고요? 제대에 불을 켜면 더 아름다워요" 하시며 제대에 불을 켜 주신다. 성당 문이 열려있을 때 .. 2025. 3. 8. 군산 둔율동성당 [한국의 아름다운 성당 50선㉔] 군산 둔율동성당 [한국의 아름다운 성당 50선㉔] 데스크 (desk@dailian.co.kr)국가등록문화재 제677-1언덕 위에 서 있는 둔율동성당은 독특한 외관으로 지나는 이의 눈길을 끈다. 눈이 살짝 내린 겨울 방문에 이어, 봄기운이 완연한 4월 오후에 다시 방문하였다. 하얀 벽돌 성전은 따사로운 햇살에 빛나고, 마당의 자목련은 성당을 마주한 채 봄기운을 만끽하고 있다. 성전 출입문 우측에는 십자가를 든 김대건 신부상이 서 계신다. 마침 오후의 부드러운 햇살은 신부님의 모습을 벽에 그대로 그렸다. 벽에 그려진 선명한 그림자를 보니, 한국의 첫 사제인 김대건 신부가 천신만고 끝에 고국에 들어와 신자들을 돌보다 순교하신 일이 떠올라 마음이 뭉클해진다. ⓒ성전 안 아치형의 스테인드글라스는 빛을 투영시키며 .. 2025. 2. 25. [새 책] 「사진가가 찾은 한국의 아름다운 성당 50선」 새 책[새 책] 「사진가가 찾은 한국의 아름다운 성당 50선」입력일 2025-02-12 09:03:46 수정일 2025-02-12 09:03:46 발행일 2025-02-16 제 3429호 15면 조남대·홍덕희 지음/330쪽/1만9000원/북랩전국의 아름다운 성당을 엄선하여 사진과 함께 성당이 간직한 역사 및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다. 단순히 성당의 외형적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담긴 역사와 이야기까지도 함께 전달하는 순례서다. 저자들은 특히 신자들의 기도와 정성으로 이뤄진 성당이 ‘공동체의 집’으로 역사 속에서 어떻게 신앙의 중심이 됐으며, 지금까지도 그 역할을 해내고 있는지 밝힌다. 독자들은 이를 통해 성당이 영적 의미와 더불어 단순한 종교적 건축물을 넘어, 방문하는 이들에게 평안과.. 2025. 2. 17. 전주 전동성당(성지) [한국의 아름다운 성당 50선㉓] 전주 전동성당(성지) [한국의 아름다운 성당 50선㉓] 입력 2025.02.05 14:00 수정 2025.02.05 16:11 데스크 (desk@dailian.co.kr)(국가 지정 사적 제288호)전주 한옥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서양식의 웅장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전동성당이다. 언제나 관광객과 순례객으로 붐비는 성당에는 마침 멋스러운 배롱나무에 붉은 꽃이 한창이다. 전동성당 전경 ⓒ배롱나무꽃과 전동성당 ⓒ전동성당은 호남 지방에 최초로 건립된 서양식 건물로 비잔틴 양식과 로마네스크 양식을 혼합하여 지어졌다. 성당 정면 중앙에는 높이 솟아 있는 고탑과 좌우 계단탑이 있는데, 고탑 밑에는 종탑이, 종탑 밑에는 장미창이 있다. 아치와 채광창은 따뜻함과 포근한 느낌을 준다. 전동성당은 .. 2025. 2. 17. 고흥 소록도 아기사슴성당 [한국의 아름다운 성당 50선㉒] 고흥 소록도 아기사슴성당 [한국의 아름다운 성당 50선㉒] 고흥반도의 끝자락인 녹동항 부둣가에 서면 600m 전방에 작은 사슴처럼 아름다운 섬 소록도가 보인다. 섬의 모양이 어린 사슴과 비슷하다고 하여 소록도라고 불린다. 섬이라지만 2009년 소록대교가 완공되어, 녹동항에서 소록도까지 차로 이동할 수 있다. 차를 타고 달리면 소록도, 거금도를 거쳐 오천항까지 갈 수 있다.ⓒ소록도 아기사슴성당 소록도 아기사슴성당은 고즈넉한 해안가에 다소곳한 모습으로 서 있다. 외관은 밝고 아름답다. 성당 안의 제대는 돔으로 되어 있는데, 천정의 스테인드글라스가 또한 아름답다. 감실을 지키고 있는 두 천사를 보니 성경 속의 지성소를 보는 듯하다. 지성소의 계약 궤를 지키고 있는 두 커룹처럼 보이고, 창으로 투영되는 스테인드.. 2025. 2. 17.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