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넘어가야 편하다
주위 사람들이 잘못하는 게 자꾸 눈에 보여 마음이 불편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같이 살거나 일하는 사람들이 보기 싫어 힘들다고 하는 분이 많습니다. 먼저 자신에게 질문해야 합니다. 주위 사람들 잘못이 세세히 보이고 '저건 아닌데, 사람이 저러면 안 되지'할 때 누가 가장 불편할까 하는 질문입니다.
다른 사람을 보고 짜증내는 내가 불편한지 아니면 상대방이 불편한지 하는 질문을 자신에게 해보면 당연히 자기 마음이 불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는 내가 편하고 행복하려면 넘어가 줘야 한다고 자문자답해야 합니다.
사람이 가장 행복한 때는 눈에 콩깍지가 씌었을 때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 콩깍지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때는 '나는 뭐 그리 잘났나, 사람이 다 그렇지'하면서 넘어가 주는 게 마음의 행복감이 깨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옛날이야기를 하나 해 드리지요. 어느 수도원에 젊은 청년이 입회하고자 찾아왔습니다. 머리는 별로 안 좋은데 성격이 너무 고지식하고 올곧아 자꾸 주위 사람들과 부딪치고 갈등하다 깨끗하고 거룩하고, 평안하게 살려면 수도원에 가야겠다고 결심한 것입니다.
그런데 수도원에 들어와서 살다 보니 바깥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잘못된 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참다못해 원장수사를 찾아가 "제가 이곳에서마저 자리를 찾지 못하면 더는 갈 곳이 없습니다. 제가 어떻게 살아야 마음이 편안해질까요?"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원장수사님은 "물이 흐려야 물고기가 산다"고 선문답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고지식한 수사는 어항 속에 흙 한 줌을 집어넣었습니다. 그런데 마음이 편안해지기는커녕 금붕어만 죽고 말았지요. 다음날 오만상을 찌푸린 청년이 다시 원장수사님을 찾아서 볼멘소리를 했습니다.
그러자 혀를 차던 원장수사님이 "그냥 넘어가란 말이다"라고 했습니다. 원장수사님은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수사가 이번에는 어떤 짓을 할까 하고 말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그 수사가 온몸이 만신창이가 된 채로 찾아왔습니다.
그리고는 원장수사님이 시킨 대로 밤새도록 훌쩍훌쩍 넘어다녔는데 편안해지기는커녕 만신창이가 됐다는 것이었습니다. 화가 난 원장수사님은 "이 사람 누가 그렇게 넘으라고 했나? 남이 잘못한 것을 봐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하라는 것이지"하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수사는 누가 인사를 해도 못 본 척, 누가 불러도 못 들은 척 해서 결국 아무도 못 말리는 수사가 됐다는 썰렁한 얘기입니다.
머리(Murray)라는 영성가가 말하길, 상대를 이상형인 것처럼 생각하거나 사소한 결점을 눈감아주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지수가 훨씬 더 높다고 합니다. 명심보감에서 '만사에 관대하면 복이 저절로 온다'고 한 말도 같은 맥락입니다.
살다가 내 마음을 거스르는 사람을 만나면 스스로 말하십시오. "넘어가자, 넘어가. 그래야 내가 편하다"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에게 아무리 관대하게 하려 해도 잘 안 된다는 분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분들은 속이 좁아서 혹은 남들보다 성격이 좀 까칠하거나 예민하다는 등의 이유를 대곤 합니다. 그러나 세상에 속이 좁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또 한 성질(?) 하지 않는 사람도 없습니다.
숨기고 있을 뿐 누구나 불균형한 성격을 갖고 삽니다. 그런데 유난히 까칠하고 예민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사실은 자신이 지쳐서 그런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사람의 몸과 마음의 에너지는 한정돼 있습니다.
에너지가 고갈되면 누구나 다 짜증내고 예민해지고, 속 좁아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내가 다른 사람의 결점이 용서가 안 되고 수용이 안 될 때는 자책하거나 슬퍼할 일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푹 쉬게 해주고 재충전해서 마음에 행복감이 가득 차게 해주는 것이 지혜로운 삶의 선택입니다.
Q2. 기도하는 모습
가족 간에 화목하게 지내고 싶은데 잘 안 됩니다. 그래서 심지어 어떤 사람은 우리 가족을 '콩가루 가족'이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하는데 어떻게 하면 우리 가족도 성가정이 될 수 있을까요?
A.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젊은 시절 심한 방황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성인이 늦게 들어왔는데 어머니 모니카 성녀가 아들을 위해 기도하다가 잠이 든 모습을 보고서 회개를 했다고 합니다.
또 술 좋아하기로 유명한 한희원이라는 화가도 술에 취해 잠에서 깨어나 보니, 옆에서 한숨도 주무시지 못하고 기도하는 어머니를 보고 그날로 술을 끊고 그림에 전념해 큰 화가가 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떤 집에서는 이혼 직전일 정도로 부부 간 불화가 심했는데 아이들이 부모를 위해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화해했다고 합니다. 기도하고 또 기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성가정이 되는 지름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