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위로가 필요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관계’ 대신 ‘단절’에 익숙하게 만들었다. 무거운 마음 쉬이 내려놓을 곳 찾기도 어려워졌다. 엔데믹으로 가는 길목에서 한숨 크게 내려놓을 수 있는, 그런 위로가 절실하다. 아득한 터널의 끝에서 마주한 따스한 봄날. 낮게 자리한 섬 동검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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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섬 동검도 강화도 남동쪽의 섬 아닌 섬 동검도에서는 일출과 일몰을 함께 볼 수 있다. 갯벌로 둘러싸인 섬에 하루 두 번 밀물과 썰물이 들고 난다. 섬 낮은 언덕에 지친 마음을 내려놓을 예배당 ‘동검도 채플’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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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숨터 “멋진 경치도 좋지만 잠시 명상하고,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겠구나 생각했어요” 조광호(75) 신부는 유학 시절 알프스의 작은 채플에서 받았던 위로를 평생 마음에 지니고 있었다. 그 어느 때보다 위로가 절실한 시절, 주변의 도움을 받아 7평 작은 예배당을 지었다. 약 30여명이 한달음에 달려왔다. 동검도 채플에서는 가톨릭 신자가 아니어도, 다른 신을 믿더라도 누구든지 이곳에 머물며 위안을 얻을 수 있다. 조 신부는 이곳을 ‘영혼을 위한 숨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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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경(借景)이 주는 위로 작은 예배당에 들어서면 바다를 향한 통 창이 넓은 마음을 내어준다. 갯벌, 하늘, 산을 모두 품었다. "잠시 경치를 빌려오는 겁니다" 풍경의 큰마음과 나의 작은마음이 마주하는 공간이다. 조 신부는 갯벌이야말로 아직 탐욕이 물들지 못한 마지막 땅이라고 했다. 밀물과 썰물의 움직임에서 자연의 거대한숨을 느껴보라고 했다. “내 숨소리가 거칠면 자연의 숨소리로 정화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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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에 담긴 마음 조 신부는 천주교 인천교구 사제이자 스테인드글라스 작가이기도 하다. 채플에는 딱 필요한 만큼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이 자리했다. 출입문에는 우주를, 왼쪽 벽에는 십자가를 품었다. 햇살의 움직임에 따라 다양한 빛이 천천히 채플을 물들인다. 소박한 가운데 이어지는 컬러풀한 변주에는 조 신부의 의도가 담겨있다. “영성과 문화는 함께 어우러져야 합니다, 사람의 정신을 담아낸 것이 예술, 문화인 거죠” 예배당은 자연이 빚어낸 빛이 사람이 빚어낸 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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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영 art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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