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대성전
홍덕희 사진작가가 선보이는 한국의 아름다운 성당들
목포에 가면 꼭 들르는 곳 중 하나가 산정동성당이다. 산정동성당은 남편 집안의 신앙 본거지였으며, 한국 레지오마리에의 발상지다. 작고하신 작은아버님은 한국 최초 레지오마리에 서기를 맡아 첫 주회를 시작하셨다는 기록과 사진을 남기셨다.
이번 목포방문에서는 목포의 명물로 자리한 케이블카를 탔다. 유달산에서 탄 케이블카는 바다를 가로지르며 고하도에 당도한다. 목포와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고공에서의 짜릿함과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는 눈은 두 배의 즐거움을 준다. 고하도에 내려 해안산책길을 걷고 가톨릭목포성지로 이동했다.
1898년에 목포본당이 설립되었고, 1933년에 아일랜드의 성골롬반외방선교회가 한국에 파견되어 광주교구 설정을 준비하였다. 1937년 대구대목구로부터 지목구로 설정되어 오웬 신부가 임명되고, 교구청은 목포시 산정동 97번지로 하였다. 일제 강점기에 모 파트리치오 주임신부와 임 오웬 몬시뇰 교구장이 체포, 감금, 투옥되었으며 교구청은 일본군 사령부로 징발되었다. 한국전쟁 때 인민군 막사로의 징발에 저항하던 세 분의 사제가 체포되어, 대전에서 순교하였다. 광주교구 제5대 교구장인 하롤드 헨리 신부에 의해 레지오마리에가 도입되어 1953년에 한국 최초로 레지오 마리애 첫 주회가 시작되었다. 이를 기념하여 2020년 700석 규모의 성당을 새로 건립한 산정동성당은 우리나라의 첫 번째 준대성전이다. 준대성전이란 역사적, 예술적, 신앙적인 면에서 중요성을 인정받아 교황에 의해 특전이 부여되는 곳을 말한다.
가톨릭목포성지에 들어서면 순교기념비가 있고, 준대성전 입구에는 산정동성당의 간략한 역사가 부조로 조각되어 있다. 성전 제대에는 성십자가 보목이 안치되어 있으며, 성 소화데레사와 그의 부모 마르탱 부부 성인의 유해가 모셔져, 순례자의 마음을 가다듬게 한다. 성전은 크고 높아서 웅장함이 느껴진다. 또한 성경의 장면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스테인드글라스 역시 아름답다.
밖으로 나오면 예수성심상을 머리에 인 메모리얼타워가 있고, 성모칠고 묵상 길, 천사의 길, 레지오마리에 기념관과 역사박물관이 있다. 메모리얼타워의 원형 통로를 내려가면 가톨릭역사박물관으로 갈 수 있는데, 2017년 구교구청 건물을 역사박물관으로 꾸며 광주 대교구의 역사와 한국 레지오마리에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였다.
먹거리 볼거리가 풍부한 목포에 가면 가톨릭목포성지에도 꼭 들러보길 추천한다. 성지에 올라 목포시 전경도 내려다보고 신앙도 다지면 좋겠고, 아울러 목포근대역사문화공간과 오래된 성당인 경동성당과 북교동성당을 함께 찾아보면 더 풍성한 여행이 될 것이다.
주소 : 전남 목포시 노송길 35,
전화 : 061-279-4650
가볼 만한 곳 : 유달산, 갓바위, 케이블카, 고하도, 평화광장, 목포근대역사관
홍덕희 작가
https://www.dailian.co.kr/news/view/1444894/
'하늘호수 이야기 > - 전시 및 주보사진, 언론 연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진가가 찾은 한국의 아름다운 성당 50선’ - 저자 조남대.홍덕희 (4) | 2025.01.09 |
---|---|
오롯이 주님과 대화하는 나만의 ‘기도 공간’ 전시 (0) | 2024.12.28 |
가톨릭영시니어아카데미사진연구회 제15회 정기회원전 (0) | 2024.11.17 |
제24회 서울대교구 가톨릭사진가회 정기회원전 (0) | 2024.10.31 |
<갤러리 평화> 소식 (5) | 2024.06.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