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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글/- 묵상 글

아버지

by 하늘 호수 2009. 3. 15.

  

 

 

아버지

               -박재경 에스텔

 

 

한참을 걸어 왔는데

이 길이 아니라네

남보다 많이 왔다고

좋아라 했는데

이 길이 아니었다네

 

돌아가려니

쏟아지는 눈물과 탄식

원통해

살아온 날들의 망령들은

나를 조롱하고

 

불렀을텐데

끌어 당겼을텐데

얼마나 무지하고

교만했으면

여기까지 왔을까

 

그럴듯하게 보인 것으로

깨달았다는 것으로

착각인 걸

자만에

허풍까지

 

본성 그대로

악습 그대로

썩은 내 풍기며

나는 아버지를 사랑한다고

아버지를 아프게 하고

 

돌아서

나를 재촉하는 것은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는 것

서둘러

아버지를 찾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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