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박재경 에스텔
한참을 걸어 왔는데
이 길이 아니라네
남보다 많이 왔다고
좋아라 했는데
이 길이 아니었다네
돌아가려니
쏟아지는 눈물과 탄식
원통해
살아온 날들의 망령들은
나를 조롱하고
불렀을텐데
끌어 당겼을텐데
얼마나 무지하고
교만했으면
여기까지 왔을까
그럴듯하게 보인 것으로
깨달았다는 것으로
착각인 걸
자만에
허풍까지
본성 그대로
악습 그대로
썩은 내 풍기며
나는 아버지를 사랑한다고
아버지를 아프게 하고
돌아서
나를 재촉하는 것은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는 것
서둘러
아버지를 찾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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