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늘 이런 기도를 함께 드렸으면 좋겠습니다.
"주님! 오늘, 저는 제가 얼마나 가난한 사람인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날, 당신은 당신의 어머니와 제자들과 함께 혼인잔치에 오셨고,
마침 포도주가 거의 떨어져가는 순간에, 함께 계셨습니다.
사려 깊고 배려심이 많으신 당신의 어머니께서는 이것을 금방 알아차리시고,
아직 때가 이르지 않으신 당신에게 청하셨습니다.
그래서 당신께서는 아직 이르지 않은 '당신의 때'를 앞당기셨습니다.
저도 제 인생이라는 잔치, 제 삶이라는 작은 잔치를 완성시켜 가야할 사람입니다.
그러나 가끔, 저는 제 삶이라는 작은 잔치에서,
이제는 더 이상 어떠한 용기도, 힘도 낼 수 없는 처지가 되어 있을 때가 많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제 삶에 열정이 가득했던 때도 있었고,
하느님을 향한 성덕에 대한 지고한 이상에 불타오른 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때는, 하느님의 은총과 또 기도하면서 얻게 되는 영적인 기쁨이
저를 온통 물들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너무 지쳐서
모든 기쁨을 잃고, 그저 주저앉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말씀을 빌린다면,
제 삶이라는 잔치에도 '포도주가 떨어졌습니다.'
그러니 저의 삶이라는 잔치에 다시 한번 찾아와 주십시오.
저의 삶이 '빈 항아리'가 되었을 때,
저의 삶이라는 잔치에 다시 한번 찾아와 주십시오.
주님! 당신께서는 일꾼들에게 여섯 항아리를 물로 채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들은 넘치도록 가득 채웠습니다.
그것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신께서는 그 물을 좋은 포도주로 변화시키셨습니다.
주님! 저라는 빈 항아리,
이제는 향기도 나지 않고, 빛깔도 곱지 않고, 맛도 잃어버린 제 인생을
다시 채우고 싶습니다.
주님! 이런 저의 인생을 좋은 포도주로 가득 채워주시고,
흘러넘치도록 변화시켜주십시오.
그래서 저의 삶의 잔치를 다시 완성하게 해 주십시오."
- 오승원 이냐시오 신부님의 <완성하지 못한 주일 강론> 중에서 -
'묵상 글 > - 묵상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서와 함께... 이해인 수녀 (0) | 2010.09.28 |
---|---|
주님, 당신을 찾나이다 (0) | 2010.09.27 |
감사의 기도 (0) | 2010.09.16 |
고통의 성모 마리아 (0) | 2010.09.15 |
나에게는 소망이 한 가지 있습니다 (0) | 2010.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