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는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은,
그러나 누구에겐가는 꼭 털어놓고 싶은 자신만의 부끄러운 비밀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신적인 것이든지, 육체적인 것이든지,
자신이 안고 사는 말 못할 아픔은 삶을 늘 무겁게 만들고 내적 자유를 잃게 만듭니다.
오늘 복음의 하혈하는 여인이 바로 이런 경우라 하겠습니다.
당신에 하혈하는 여자는 구약의 율법에 따라 '불결한 여자'로서 가까이 해서는 안 되는 부정한 여인입니다.
그래서 그 여인은 12년이라는 지긋지긋한 세월을,
혼자서 말 못하는 부끄러움과 아픔을 안고 남몰래 의사들을 찾아다녀야 했습니다.
소문 속에 예수님,
그 여인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은 그분의 치유 능력에 의탁하는 것이었습니다.
불결한 몸이지만 감히 용기를 내어 두려움에 떨며 몰래 예수님의 옷자락에 손을 댑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 여인을 돌아보시며 말씀하십니다.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도둑질하듯 몰래 다가간 낯모르는 여인에게 예수님께서는
"딸아"하고 그 여인을 부르십니다.
아버지가 딸을 부르듯 애틋한 주님의 사랑이 그녀의 귓가에 메아리칩니다.
그 여인이 남몰래 앓고 있던 부끄러움도, 두려움도
이 따뜻한 사랑의 말씀 한마디에 눈 녹듯 사라집니다.
예수님과의 만남은 이런 것입니다.
우리도 자신을 있는 그대로 온전해 이해해 주고 사랑해 주는
이런 만남을 갖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만남 앞에서 엉엉 울며 나만의 아픔을 하소연하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가장 좋은 것은 감실 앞에서 기도하는 것입니다.
나의 믿음과 기도가 간절해질수록 주님의 말씀도 선명하게 들릴 것입니다.
"딸아(아들아), 오늘 너를 구원하였다."
- 매일미사, 오늘의 묵상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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