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정제되지 않은 욕심과 야망… 힘들었다"
길상사 주지 덕현스님 돌연 물러나
덕현스님
법정 스님 1주기 1주일 앞두고… 맑고향기롭게 이사장직도 사퇴
지난해 3월 입적(入寂)한 법정 스님의 유지(遺志)를 잇는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 이사장 겸 서울 성북동 길상사 주지직을 맡았던 제자 덕현 스님이 돌연 두 자리 모두 물러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오는 28일(음력 1월 26일) 법정 스님의 입적 1주기를 불과 1주일 앞두고 벌어진 일이다.
덕현 스님은 20일자로 길상사 홈페이지에 올린 '그림자를 지우며'라
는 제목의 글에서 "길상사에 와서 지낸 지 두 해쯤이 되어가는 마당에 절을 떠나게 되었다"고 길상사 주지직 사퇴를 확인했다. 길상사 관계자는 "오늘(21일) 짐도 모두 챙겨 떠나셨다"고 했다.
덕현 스님은 이 글에서 "스승의 마지막 분부를 거역할 수 없어 여기 있었지만, 지금은 설령 법정 스님 당신이라 해도 여기를 떠나는 것이 수행자다운 일일 것 같아 산문을 나선다"고 했다. 스님은 "가장 어려웠던 것은 멀고 가까운 사람들의 정제되지 않은 욕심과 야망, 시기심, 그리고 무리의 중심에 있는 사람의 고충과 충심을 헤아리지 않고 그 결정과 처신을 무분별하게 비판하고 매도하는 말들, 그 뒤에 숨은 아상(我相·자기 처지를 자랑하여 남을 업신여기는 마음)들이었다"고도 했다. 그는 또 "나는 '맑고 향기롭게'의 몇몇 임원들이나 길상사나 안팎에서 나와 선의를 가진 불자들을 힘들게 했던 사람들에게는 할 말이 거의 없다"고 적어 갑작스러운 사퇴의 배경에 대한 여운을 남겼다. '맑고 향기롭게' 관계자는 "이사장직에서는 이미 지난 17일 물러나셨다"고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또 "어른 스님 재(齋)가 코 앞이라 재라도 치른 직후에 긴급 이사회를 열고 사후 대책을 논의하는 것으로 내부 논의가 정리됐다"고 말했다.
덕현 스님은 스승인 법정 스님이 투병 중이던 지난 2009년 3월 길상사 주지로 취임했었다.
이태훈 기자 libra@chosun.com
덕현 스님은 20일자로 길상사 홈페이지에 올린 '그림자를 지우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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