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톨릭 일반/- 가톨릭교리

[예비신자가 묻습니다] <18>첫영성체를 왜 10살에 해야하나요?

by 하늘 호수 2012. 6. 22.

 
[예비신자가 묻습니다] <18>첫영성체를 왜 10살에 해야하나요?

▲ 첫 영성체 하는 아이.


아이가 이번에 첫 영성체를 하는데 부모 중 한 사람은 세례를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첫 영성체를 왜 10살에 해야 하는지요. 그리고 부모 중 한 명은 꼭 신자여야 하는지요?

정칠산(46, 서울 창5동본당)



   부모가 자녀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무엇일까요. "열심히 공부해라",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이 아닐까요. 부모 역시 학생이었고, 학업에 충실한 것이 자녀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겠지요.

 자녀가 첫 영성체를 할 때 부모 중 한 사람은 세례를 받아야 한다는 것 역시 이와 같은 이유입니다. 가정을 첫 번째 학교라고 합니다. 이 학교의 스승인 부모가 신자가 아니라면, 첫 영성체 후 모시는 성체성사의 중요성도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는 의미도 전달하기 쉽지 않을겁니다.

 물론 신자가 아닌 부모들은 자녀의 신앙생활을 이끄는 것이 "본당 사제와 수도자의 몫"으로 떠넘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의 가장 작은 공동체는 바로 '가정'입니다. 그리고 자녀에게 바른 신앙관을 심어주는 것 역시 누구보다 자녀와 가까이 있는 부모의 역할이 큽니다.

 그럼 왜 10살에 첫 영성체를 하는 걸까요. 그리스도의 신비를 제 능력대로 이해하고 주님의 몸을 믿음과 경건한 마음으로 영할 수 있는 시기가 이때라고 교회가 규정하기 때문입니다. 「한국 천주교 사목지침서」는 "부모와 사목자는 어린이가 10살 전후에 영성체하도록 배려하여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첫 영성체 시기는 시대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었습니다. 과거 첫 영성체는 세례와 견진과 함께 동시에 이뤄졌다고 합니다. 오늘날에도 동방 교회에서는 유아에게 영성체가 허용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중세 중반기 서방 교회에서는 성체를 모시는 사람의 개인적 성숙도를 요구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첫 영성체 시기가 점점 늦어졌습니다. 1215년 제4차 라테란 공의회는 고해성사와 영성체에 관한 교령을 발표했는데, 사리 분별을 할 수 있는 나이에 도달한 사람만이 부활 대축일 즈음에 영성체를 할 수 있도록 규정했습니다. 본래 7살에 하던 첫영성체가 13~14살로 바뀐 것이죠. 이 규정이 현대에 와서 10살 전후에 하는 것으로 수정됐습니다.

 규정을 떠나서라도 자녀와 함께 세례를 받는 건 가정에 큰 축복이 아닐까 합니다. 더 나아가 온 가족이 세례를 받아 성가정을 이룬다면 더 좋은 일이겠지요.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
▲ 정칠산(46, 서울 창5동본당)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