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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호수 이야기/- 일상에서

김옥람 벨라뎃다를 떠나보내며

by 하늘 호수 2024. 2. 17.

 

김옥람 벨라뎃다를 떠나보내며

 

전화벨이 울리더니, 당신의 이름이 떴습니다.

그런데 반대편에서 들린 목소리는 당신이 아니었습니다.

처음 듣는 남성 목소리... "김옥람 벨라뎃다의 아들입니다."

순간 '뭐가 잘못 되었나? '하는 생각이  스칩니다. 

'갑자기 어디가 많이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다는 이야기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당신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셨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너무나 황망한 상황에 말이 삼켜집니다.

한차례 눈물을 흘리고, 마음의 준비를 하며 당신이 계신 곳으로 갔습니다.

 

저는 당신의 대모입니다. 당신보다 나이가 어린 대모이지요.

한달 전에도 제 사진전에 오셔서 환담을 나누었는데...

 

오늘은 당신의 장례식날입니다.

장례미사에 참례하며 당신을 보내드려야함이 마땅하지만, 저는 이렇게 지방에 와 있습니다.

함께하지 못함이 너무나 죄송하고 마음이 아픕니다.

대신 이곳에서 장례미사를 그리며 기도하였습니다.

성모님 따라 잘 가시고, 하느님 나라에 먼저 가 계시기 바랍니다.

 

누구나에게나 있을 희노애락 속에서도 당신은 멋지게 살으셨습니다.

선하시면서도 주관이 뚜렷하고 멋을 아는 분이셨지요.

땀이 나던 지난 여름, 당신은 머뭇거리며 직접 염색하셨다는 쪽빛 손수건을 건내주셨습니다.

혹시나 제가 달갑게 생각하지 않을까봐 염려하시며 주셨던거지요.

그날 감사히 땀 잘 닦았고요, 앞으로도 당신을 생각하며 손수건 간직하고 잘 쓰겠습니다.

 

수국을 좋아하시던 당신을 기억합니다.

수국이 피어나는 계절이면 당신이 또 생각날 것입니다.

 

당신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합니다.

한동안은 미사시간마다 당신을 기억하며 기도할 것입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빨리 요건을 갖추어 전대사를 받겠습니다.

그 전대사 은총은 당신 김옥람 벨라뎃다에게 양도하겠습니다.

잘 살아오셨지만, 그래도 혹시 보속해야할 일이 남아있다면 보속을 끝내고

지복직관의 영광, 하느님을 만나뵈오며 그분의 나라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셔야지요. 

 

당신을 생각하면 눈물이 흐릅니다.

육신의 정을 끝는다는 것이 이리 어렵습니다.

당신의 가족들은 더욱 더 그러하겠지요.

당신의 가족을 위하여도 기도하겠습니다.

특히 너무나 충격을 받았을 하나밖에 없는 아들 성우를 위해서 기도하겠습니다.

아직도 어머니의 죽음이 실감나지 않겠지요.

시간이 갈 수록 어머니의 빈자리가 느껴지고, 당신의 부재에 큰 슬픔을 겪을 것입니다.

잘 겪어내기를 바랄뿐입니다.

당신께서도 하늘나라에서 기도해주시고 응원해 주실거라 믿습니다.

 

천주교용인묘역에 잠드신다죠?

저희 가족묘가 거기 있으니, 저도 1년에 몇번은 그곳에 갑니다.

용인에 가면 찾아뵙겠습니다.

거기서 뵈올 생각을 하니 눈물이 또 나네요.

 

주님!

사랑하는 김옥람 벨라뎃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에게 빛추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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