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의 기도
당신께 받은 사랑을
사랑으로 돌려 드리지 못한
저의 어리석음조차 사랑으로
덮어 주신 당신 앞에.
한 생애 굽이쳐 흐르는
눈물의 강은 당신께 드리는
저의 기도입니다.
깊고 적막한 마음의 동굴 속에
수없이 얼어붙은 절망의 고드름들을
희망의 칼로 깨뜨리며
일어서는 부활절 아침.
오늘은 흰 옷 입은 천사처럼
저도 뉘우침의 눈물로 표백된
새 옷을 차려 입고 부활하신
당신을 맞게 하소서.
막달라 마리아처럼 뜨거운 사랑과
아름다운 향유도 지니지 못한
미련한 저 이오나.
온 우주에 구원의 꽃을 피우신
당신을 기리기 위해 가장 날랜
기쁨의 발걸음으로 달려가게 하소서.
시몬 베드로의 겸손한 믿음으로
저도 당신께 다가서서 가슴에
출렁이는 물소리를 들으며
이렇게 고백하고 싶나이다.
"아시는 바와 같이 저는
주님을 사랑합니다!"
그러나 저의 사랑은 아직도
떠다니는 구름처럼 방황할 때가
적지 않음을 용서하소서!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워진 세상은
참으로 아름다운 것임을
알게 하여 주신 주님!
오늘은 천상의 종소리를 들으며
다시 한 번 기억하게 하소서.
참회의 눈물로 사랑을 고백하여
새로워진 날 들은 죽음을 이긴 날.
언제나 눈부신 환희의 부활
축제라는 것을.
이해인 수녀님
부활절의 기쁨으로
-이해인 님 "다른 옷은 입을 수가 없네" 중에
당신이 안 계신 빈 무덤 앞에서
죽음 같은 절망과 슬픔으로
가슴이 미어지던 저에게
다시 살아오신 주님
이제 저도
당신과 함께 다시 살게 된
기쁨을 감사드립니다
시들지 않는 이 기쁨을
날마다 새롭게 가꾸겠습니다
혼자서만 지니지 않고
더 많은 이들과 나누겠습니다
빈 무덤에 갇혀 있던
오래된 그리움을 꺼내
꽃다발로 엮어 들고
당신을 뵈오러 뛰어가겠습니다
이토록 설레는 반가움으로
당신을 향해 달려가는 저에게서
지난날의 불안과 두려움의 돌덩이는
멀리 치워주십시오
죽음의 어둠을 넘어서
빛으로 살아오신 주님
산도 언덕고 나무도 풀포기도
당신을 반기며
알렐루야를 외치는 이날
다시 살아오신 당신께
살아 있는 저를 다시 바치오니
사랑으로 받아주소서
기쁨의 향유를 온 세상에 부으며
저도 큰소리로
알렐루야 알렐루야를 외치오리니....
이해인 수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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