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눈물로 이 얼굴 맑게 씻기어
- 성모 승천 대축일 아침에
주일미사를 피해
산으로 강으로 달아날 때,
어머니가 나를 따라왔습니다.
"얘야, 신발은 신고 가야지, 옷차림이 그게 뭐니?"
주님에게서 도망치고 숨다가
구덩이에 빠져 매질을 당할 땐
어머니가 거기 계셨습니다.
"채찍의 벌을 저에게 주십시오, 제 자식입니다."
2천 년 전부터 나를 위해 웃고 우는 어머니,
죽은 자식의 몸을 끌어올리듯
어찌하여 나를 내버려두지 않습니까?
땅의 길이 저렇듯 지평선에서 끝날 때,
무구한 하늘의 빛처럼
내 몸에 떨어지는 어머니의 눈물, 그 눈물로
방황의 험한 얼굴 맑게 씻기어
여름 꽃나무의 꽃빛을 바라봅니다.
가시에 찔린 상처 위에 면류관이 빛나듯
어머니, 당신께서 열어 주신
이 눈부신 아침,
아직도 애끓는 당신의 눈빛처럼 흔들리는
꽃빛들, 저 무수한 비바람의
얼룩진 길, 당신의 고통이자 축복 앞에
비로소 굴복하듯 땅바닥에 무너져 팔을 치켜듭니다.
- 오정국 다니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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