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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일반/- 12사도의 생애

열두 사도에 대해 알고 싶어요(8)-마태오

by 하늘 호수 2008. 9. 4.
"[교회상식 교리상식 105] 열두 사도에 대해 알고 싶어요(9)-마태오 "


마태오는 세리이며 마태오복음을 쓴 복음사가로 알려져 있는 사도입니다. 이번 호에는 마태오 사도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성경에서 본 마태오
 마태오는 열두 사도 명단 가운데서 일곱 번째(마르 3,18; 루카 6,15) 혹은 여덟 번째(마태 10,3; 사도 1,13)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마태오복음에서는 그를 세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마태 9,9). 이에 비해 마르코복음과 루카복음에서는 마태오를 열두 사도 명단에 포함시키면서도 예수님께서 제자로 부르신 세리의 이름이 마태오가 아니라 레위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마르 2,14; 루카 5,27).
 이런 차이로 인해 마태오와 레위가 동일인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지만 동일인으로 보는 것이 통설입니다. 실제로 예수님 시대에 유다인들 사이에서는 한 사람이 두 가지 이름을 갖는 경우가 빈번했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시몬에게 케파(베드로)라는 다른 이름을 주셨지요. 마태오에 대해서도, 원래 이름은 레위였는데 예수님께서 마태오라는 이름을 주셨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마태오와 레위가 동일인이라면 마태오는 갈릴래아 지방 카파르나움에서 세리로 일하면서 예수님에 관한 소문도 전해 들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 시대에 세리는 유다인들 사이에서 마치 창녀나 죄인들처럼 멸시를 받았다고 합니다. 세금을 징수하는 세리는 과도한 세금 징수를 통해 부정하게 돈을 착복하는 일이 많은 데다 로마제국을 위해 일하는, 유다인들 편에서 보면 매국노와 같은 사람이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상종하기를 꺼려하고 죄인 취급을 하는 세리 마태오를 제자로 부르십니다. 그리고 이 부르심에 대한 마태오의 처신 또한 주목할 만합니다. 마태오는 부르심을 받자 "모든 것을 버려둔 채"(루카 5,28) 예수님을 따랐을 뿐 아니라 예수님을 위해 잔치를 베풀기까지 하지요(마태 9,9-13 ; 마르 2,13-17 ; 루카 5,27-32). 죄인인 자신을 불러주시는 예수님께 모든 것을 버리고 기꺼이 응답하는 마태오의 자세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묵상하게 해줍니다. 마태오라는 이름이 '하느님의 선물'이라는 뜻을 지니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닌 듯합니다.
 성경에서는 예수님께 부르심을 받았을 때 이야기와 열두 사도 명단을 제외하고는 마태오에 관한 다른 언급이 없습니다. 다만 사도행전 1장을 토대로 볼 때, 마태오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부활과 승천 때가지 다른 사도들과 함께 지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승에서 본 마태오
 전승에 따르면, 마태오는 처음에는 주로 유다인들에게 복음을 전했다고 합니다. 약 15년 동안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다가 히브리어로 복음을 써서 남겨주고는 다른 나라로 복음을 전하러 갔다고 하는데 마케도니아와 파르티아, 시리아, 카스피해 남쪽의 에티오피아(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가 아님)도 활동 무대였다고 전하지요. 하지만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마태오 사도의 죽음과 관련해서도 자료들이 일치하지 않습니다. 순교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순교하지 않고 죽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순교 장소 및 순교 방법과 관련해서도 주장이 엇갈립니다. 에티오피아에서 순교했다는 전승도 있고 페르시아에서 순교했다는 전승도 있습니다. 또 칼에 찔려 순교했다는 주장도 있고, 화형을 당하고 돌에 맞아 순교했다는 기록도 있지요. 어느 것도 확실하지는 않다고 합니다.
 마태오 사도 유해는 이탈리아 남부 티레니아 해(海) 연안 항구도시 살레르노의 대성당에 모셔져 있다고 전해집니다. 마태오 사도 축일은 9월 21일이며, 은행원을 비롯해 회계업무자들의 수호성인이기도 합니다. 마태오 사도는 장부를 펼쳐들고 있는 모습으로 많이 그려집니다. 로마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에 있는 열두 사도 조각상에서도 마태오 사도는 이런 모습을 하고 있지요.
 
 ◇사도 마태오는 마태오복음의 저자인가
 사도가 된 세리 출신의 마태오가 실제로 마태오복음을 썼을까요? 2세기 히에라폴리스의 주교 파피아스가 "마태오가 히브리어로 말씀들을 편찬했는데 저마다 힘 닿는 대로 이를 번역했다"고 주장한 이후 사도 마태오가 마태오복음의 저자라고 일반적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복음서를 자세히 살펴본 결과 세리 출신의 사도 마태오가 마태오복음의 저자라고 보는 데는 무리가 있다는 주장들이 제기됐습니다. 그래서 오늘날에는 마태오복음의 저자는 그리스어를 사용하면서도 유다교 계율과 유다인들의 관습을 잘 아는 유다계 그리스도인일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도 마태오는 이 복음서가 씌어지는 과정에서 크게 기여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마태오복음이라고 할 이유가 없었겠지요. 마태오 사도를 마태오복음의 저자로 여기는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창훈 기자 changh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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