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그리스도인
그리스도만이 우리의 길이다. 그러나 그 길은 어떤 길인가?
그분이 살아가신 길은 말씀으로 가르치고 행동으로 보여주신 길이다. 그것은 종교적 신념이나 이념에 수긍하고 동의하는 그런 이론이 아니다. 그분의 십자가의 삶, 희생이 따르는 이타적 삶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길이다.
이방인과 죄인, 약자와 병자들에게 예수님처럼 도와주고 나누고 구해 주고 치유해 주고 기도해 주는 삶이다.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기쁨과 평화와 온유와 행복을 무상으로 베푸는 삶이다.
그리스도인이란 바로 그런 삶을 살도록 부름 받은 사람들이다. 그것을 보여주는 삶이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다. 예수님과 바오로 사도처럼, 우리 시대를 함께 살았던 마더 데레사처럼 그리스도의 삶을 온몸으로 살아내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무엇으로 그리스도인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모든 종교와 구별짓는 십자가! 그 십자가의 길만이 하늘과 땅을 이어주며, 그 밖의 것에는 구원이 없다고 성인들은 삶으로 외쳤다. 그리고 그 십자가의 삶 때문에 성인들은 우리 마음에, 이 세상에 생생히 살아 있다. 비록 저 피안의 부활은 우리 눈으로 확인할 수 없다 해도, 또 그분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삶이야말로 온 인류에게 구원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비록 저 세상의 구원, 세상 종말의 구원은 별도로 치더라도.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인이 되고 주님 주님 외친다고 모두 구원되는 것이 아니다. 주님이 누군지 모르면서도, 보잘것 없고 가난하고 억울하고 목마른 이 하나를 보살펴 주는 그런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주님의 오른편에 앉게 될 것이다.
사실 그리스도를 알지 못해도 그리스도의 삶을 실천하는 '익명의 그리스도인'이 우리 가운데 살고 있다. 비종교인과 타종교인 사이에, 심지어 무신론자 사이에 그들이야말로 주님의 나라에 들어갈 사람들이다. 우리가 그들보다 더 낫게 살지 않으면 결코 하느님 나라, 구원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말씀이었다.
- 이인옥 지음 <갈 봄 여름없이 꽃이 피네> 중에서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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