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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글/- 묵상 글

나는 지쳐 있습니다 - 아베라르도 디니 신부

by 하늘 호수 2009. 1. 17.

 

 

 

 

 

나는 지쳐 있습니다

            -아베라르도 디니 신부

 

 

세상을 구원한다는 것이 그렇게 쉽고 간단한 일이었다면

결코 주님은

십자가에 못 박히지 않으셨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님, 오늘 저녁에는

내 안에 쌓여 있는 피로 때문인지

세상을 구원한다는 것이

두렵게만 느껴집니다.

주님께서도 이러한 피곤을

맛보셨기 때문에

그토록 피곤한 일을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드셨겠습니다.

주님은 여행하시느라고

피곤과 갈증으로 지친 나머지

'시타르'의 우물가에 주저앉으셨고

'게쎄마니'에서

고뇌의 피땀을 흘리실 때

성부께 도움을 청하면서

땅에 쓰러지셨습니다.

이제 나도 지쳐 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다른 사람들을 대신해서

일한다는 것은

정말 피곤한 일입니다.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당신의 복음을 전하느라고

나는 지쳐 있습니다.

당신께 등을 돌리는 사람들을 위해서

봉사하는 일은 정말 피곤합니다.

최선을 다하여 봉사하였지만

오해를 받을 때

나는 쓰러지고 맙니다.

 

오 주님, 나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것이 주님께서 산상설교로

가르치신 그 가난의 실천인지... .

흩어져 있던 초대 교회,

그 교회들을 방문하기 위하여

떠나간 사도들의 모험적인 여행에 대하여

나는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매일같이 그렇게 생활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오지 않는 사람도

내사람이 될 자격이 없다."(마태 10,38)

 

"떠나라, 이제 내가 너희를 보내는 것이 마치

어린 양을 이리 떼 가운데 보내는 것과 같구나."

(루가 10,3)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너희는 울며 슬퍼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요한 16,20)

 

주님, 도와 주십시오.

밤새도록 별들의 수가 얼마나 되는지

세어 보는 어린이 같은

순진한 열성과 노력으로

당신의 말씀을 위하여 일하겠습니다.

인간 능력의 한계를 넘어설 때

당신이 나를 도와 주신다는 것을

알게 해주십시오.

그리고 내 눈에 비치는 악을

겁내지 않고

실재하는 선을 항상 찾도록

도와 주십시오.

 

나는 매우 약하면서도

당신의 도우심 덕분에

능력 있는 존재가 되기도 합니다.

주님, 나로 하여금

항상 그리스도인의 희망으로

힘과 용기를 얻게 해주시고

세상에 피어나는

모든 생명의 새싹들을

또한 희망으로 바라보게 해주십시오.

모든 사람들이

오늘의 고통과 피로 속에

내일을 맞이할 수 있도록

그리고 세상의 모든 슬픔과 탄식을

기쁨과 감사의 기도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나로 하여금

당신 말씀의 겸허한 선포자가 되게 해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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