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반길 아버지가 계신 집
- 아베라르도 디니 신부
예수께서 또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두 아들을 두었
는데 작은아들이 아버지에게 제 몫으로 돌아올 재산을
달라고 청하셨다. ... 며칠 뒤에 작은 아들은 자기 재산
을 다 거두어 가지고 먼 고장으로 떠나갔다. 거기서 재
산을 마구 뿌리며 방탕한 생활을 하였다. ... 그는 알거
지가 되고 말았다. ...그제야 제 정신이 든 그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아버지 집에는 양식이 많아서 그 많은 일
꾼들이 먹고도 남는데 나는 여기서 굶어 죽게 되었구나!
어서 아버지께 돌아가,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이제 저는 감히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할 자격이 없으니 저를 품꾼으로라도 써 주십시오 하고
사정해 보리라.' 마침내 그는 거리를 떠나 자기 아버지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아들을 멀리서
본 아버지는 측은한 생각이 들어 달려가 아들의 목을 끌
어안고 입을 맞추었다." (루카 15,11-20)
가진 것 없이
누더기를 걸친 사람이라 해도
집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입니다.
몸이 몹시 지쳐 있어
어렵다 하더라도
집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집을 떠나 멀리 있는
마음의 고통보다는
훨씬 인간적입니다.
집으로 돌아가면 맨 끝자리밖에
차지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집을 떠나 외로이 있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은 멀고 험해서
나는 피곤에 지쳐 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집은
항상 문이 열려 있기 때문에
문을 두드릴 필요도 없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나의 죄를 묻지 않으시며
항상 당신의 사랑스러운 아들임을
인정해 주십니다.
아버지께서는
멀리서 나를 보시고 달려와
나를 얼싸안으시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시면서
나를 집 안으로 인도하십니다.
그분의 태도는 나로 하여금
내가 살아 있음을 실감케 해주시고
사랑의 열기로 나를 감싸 주십니다.
등불을 밝히고 모닥불을 피우니
나의 귀가(歸家)가
온 집안을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나를 변명하지 않고
참회하는 마음에서
나의 모든 잘못을 말씀드리려 했으나
아버지께서는
잔치 준비에만 분주하십니다.
형제들도
내 피곤하고 고통스럽던
누더기 옷을 벗겨 주고
따뜻하고 기쁜 마음으로
나를 맞이해 줍니다.
그들은 나와 일치하고
그들끼리도 일치하며
우리가 함께 아버지 안에 일치하니
이것이 올바른 삶입니다.
자유란 밖에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집안에 있는 것이며
개별적이며 전체적인 한 인간의
부분적인 요소이기도 합니다.
주님, 나를 도와 주십시오.
나로 하여금
언제나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게 해주십시오.
그래서 나와 이웃의 얼굴에서
슬픔을 지워 버리고
평화와 기쁨의 분위기를
이루게 해주십시오.
내가 헤매던
죄악의 가시덤불이 있는 곳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게 해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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