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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글/- 묵상 글

나, 그대 있음에

by 하늘 호수 2009. 6. 21.

   

(사진. 서영필 안젤로 신부님)

 

 

나, 그대 있음에

- 김종순 바오로

 

 

유리창에 성애 가득

북풍한설 몰아쳐도

추운 줄도 모르고 마냥 좋았습니다

은빛 찬란한 설야는

포근한 솜이불 깔아놓은 듯

마구 뒹굴며 뛰놀고 싶었습니다

늘 당신이 내 맘속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뿌연 연무가 무겁게 내려앉아

목련이 지고, 만개한 벚꽃이

돋아난 파란 싹에 자리를 내주며

꽃비 되어 쏟아져 내린 아쉬움까지도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곱게 피어나는 철쭉이 아니라

늘 당신이 옆에 함께 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새소리 물소리

만향이 묻어나는 싱그러운 이 아침,

나, 이토록 행복한 것은

온 산야를 꽃 장식하고

파란 새싹으로 옷 갈아입힌

고고한 사명을 다하고

흘러내린 맑은 계곡물,

환하게 밝아오는 여명이 아니라

지난밤도 당신이 함께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언제나 나의 큰 힘'

그대 있음에 나, 아쉬움 없고

그대 있음에 나, 두렵지 않고

그대 있음에 나, 삶의 기쁨 있으며

그대 있음에 나, 한없이 행복합니다

그대 영원한 나의 수호자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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