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정 호 승
그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조용히 나의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사람이었다
그는 아무도 나를 위해 기도하지 않을 때
묵묵히 무릎을 꿇고
나를 위해 울며 기도하던 사람이었다
내가 내 더러운 운명의 길가에서 서성대다가
드디어 죽음의 순간을 맞이했을 때
그는 가만히 내 곁에 누워 나의 죽음이 된 사람이었다
아무도 나의 주검을 씻어주지 않고
뿔뿔히 흩어져 촛불을 끄고 돌아가버렸을 때
그는 고요히 바다가 되어 나를 씻어준 사람이었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자를 사랑하는
기다리기 전에 이미 나를 사랑하고
사랑하기 전에 이미 나를 기다린
갠지스님영상
출처 : 다다의 방
글쓴이 : dada 원글보기
메모 :
반응형
'아름다운 것들 > - 꽃과 그림이 있는 정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고마리 (0) | 2010.09.14 |
---|---|
[스크랩] 이끼 (0) | 2010.08.31 |
관곡지 연꽃을 찾아서... (0) | 2010.07.12 |
신비로운 난꽃이 피었다 (0) | 2010.07.11 |
[스크랩] 비에 젖은 자귀꽃 (0) | 2010.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