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이란 따지고 보면 우리 자신이 입고 있는 위선과 거짓, 탐욕의 실체를
유혹의 그림자를 통해 확인해 보는 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단한 것 같지만 한끼만 굶어도 속절없이 무너지는 나약함을 마주해야 하는 곳,
채워질 수 없는 탐욕의 창고와 결코 바닥을 드러내지 않는 욕망의 깊이를 위해 살아온
세월의 흔적을 마주해야 하는 것이 사순절입니다.
하느님의 따사로운 햇살 한 조각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삶이었는데,
어찌하다 이렇게 덧씌워진 욕망들의 두터운 옷들에 의지하며 살아야 했는지
되돌이켜 보는 시간이 사순절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순절이 은총의 시간일 수 있음은
하느님으로만 지탱되어지고자 하는 우리의 간절함이 자리하기 때문이고,
단지 고통과 고난으로 초대된 시간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천사를 시켜 손수 시중들기 위해 초대한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그 옛날 예수님께서 광야가 그러했듯이...
- 서울 주보, 권철화 다니엘 신부님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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