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전거다.
어릴 때 옆집 친구 자전거로 넘어지고 깨지면서 배웠었다.
처음 배울 땐 뒤에서 누군가가 잡아줘야했다.
계속 뒤에서 잡아 주는 줄 알고 타고 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혼자 타고 가더라는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때의 그 놀라움... 희열... 야호!!!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내 자전거라곤 가져보지 못했었다.
어릴 때도 그랬고
어른이 되어서는 아이들 자전거를 이용해 왔었으니까...
울 동네는 자전거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단지내에서 어린아이나, 어른들이나 많이 이용한다.
그동안 몇대의 자전거를 잃어 버렸다.
하나 남은거라고는 아들들 전국일주할 때 쓰던 MTB 자전거 한 대 뿐이다.
그 자전거는 잃어버릴까봐 현관안에 두고 있는데 여간 복잡한게 아니다.
더구나 길이가 길어서 내가 타기에는 무리가 있다.
내가 탈 수 있는 자전거가 없어서 늘 마음 한 구석에는 내 전용 자전거를 한대 사야겠다 했었다.
그런데... 그렇게 실천이 안되는 거였다.
공짜로 얻을 수 있는 자전거도 가끔 있는데, 내 돈 주고 사려니 좀 아까운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요즘은 좀채로 공짜로 얻을 기회가 오지 않아서 자전거를 탈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저께...
다른분 블방에 갔다가 자전거를 보았다.
순간 한강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강변을 달려보고 싶은 마음이 커지는 거였다.
더구나 망설이지 말고 사러 나가라는 말씀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래도 망설이다가... .... .... 샀다.
빨강색으로...
처음에는 예쁜 여성용 자전거를 살까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멀리까지 타기에는 적합해 보이지 않아서
예쁜 자전거의 유혹을 물리치고,
비싼 자전거의 유혹을 물리치고,
가장 평범하지만 갖고 싶었던 빨간 자전거를 골랐다.
사자마자 안양천을 거쳐 한강변을 따라 방화대교까지 다녀왔다.
갈 때는 순조롭게 갔는데, 돌아올 때는 역풍을 만나 힘을 더 써야했다.
그래도 마음은 얼마나 상쾌한지...
집에 다 와서 자전거에서 내리니 다리가 후들 후들 거렸다. 타고 있을 때는 몰랐는데...
하긴 오랫만에 탄 자전거를 기분 좋다고 속력을 내며 왕복 한시간을 달렸으니.. ㅎㅎ
내 전용 자전거가 생기니 부자가 된 기분이다.
어제도 한강변을 달렸고, 오늘은 좀 더 멀리까지 다녀오려고 한다.
이제부터 늘 나와 함께 하며 내 친구가 되어줄 것 같다.
내 사랑스러운 빨간자전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