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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호수 이야기/- 나의 묵상

이 노래를 듣고 있으면...

by 하늘 호수 2012. 4. 26.

 

 

 

 

 

끈적거리는 듯한 이 노래

이 노래를 들으면

아직도 마음에 남아있는 숙제가 생각난다.

 

결혼하면서 부터 함께 살게 된 시어머니

결혼할 때까지만 해도 친정엄마처럼 살갑게 살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살면 살수록 그것은 나의 커다란 오류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둘째 아들 두 돌을 넘기고 남편을 하늘나라로 먼저 보낸 어머니

한 많은 어머니

한 평생 얼마나 힘들게 보내셨을까?

 

그분과 나의 성격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정말 많이 힘들었다.

신경성 병이 생겨서 지금도 때때로 나를 괴롭힌다.

 

어른께 잘해야 한다는 것, 참아야 한다는 도덕관념에

신앙의 가르침이 보태어진 내 양심이

나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그것이 죄의식이었을 거다.

죄의식에 빠져서 너무나 괴롭고 힘들게 살다가

어느날 난 하느님을 진하게 만났다.

 

하느님을 진하게 만나고 부터 나는 변했다.

힘들고 괴롭기만 하던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너무나 행복했다.

내 주변의 상황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지만 내 마음이 변하니

모든 것이 달라보였다.

세상은 참 살만한 세상이었다.

지금도 같은 상황이 오면 순간 마음이 많이 힘들지만

금방 털어낼만큼 변한 것 같다.

 

작년 가을이었나 보다.

 

내 마음의 상태를 들여다보게 되었는데

어머니께 미운 정 고운 정 들었고

해 드려야 할 것은 다 해 드리며 살고

어쩜 무심하다 싶게 마음 많이 다치지 않고 용케도 살고 있지만

나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었다.

 

내가 그분께 해 드리지 못하는 것이 하나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사랑해 드리는 일"이었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해드리지 못하고 있음을 깨달으며

이제 부터는 무엇보다도 그분을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즈음 내가 집을 비울 일이 있어서

어머니를 일산에 있는 큰집에 모셔다 드려야했다.

어머니를 차에 태워 집을 나서 올림픽대로를 들어서니

길도 곧아지고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음악을 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라디오를 켰다.

 

라디오를 켜는 순간

:

:

어서 말을 해 ~

어서 말을 해 ~

사랑한단 한 마디 그를 잡고 말을 못하면
너는 바보야
울고 싶은 이 마음 그를 잡고 말을 못하면 떠나가 버려

 어서 말을 해 ~

 

정만 주면 무슨 소용있나 가고나면 울고 말 것을..
미워하면 무슨 소용있나 가고나면 후회할 것을..

 어서 말을 해 ~


:

:

 

어쩜 ~~

웃음이 났다.

어째서 내 마음과 상황에 맞춰 이 노래가 틀리는 걸까?

가사가 기가 막히다.

"아~ 예~~ 알겠습니다, 하느님~~"

 

그런데...

그래도...

아직까지 사랑한단 말씀을 한 번도 못 드렸다.

이제 연세도 많으셔서 언제 하늘나라로 가실 지 모르는 분

그분께 사랑한단 말씀을 드려야하는데

왜 이렇게 안 되지?

 

언젠가는...

 

 


 

 

 

어서 말을 해

- 유익종, 이춘근

 

 

사랑한단 한 마디 그를 잡고 말을 못하면
너는 바보야
울고싶은 이 마음 그를 잡고 말을 못하면 떠나가 버려

어서 말을 해

흔적 없는 거리 거리마다 말 못하는 바보들뿐이야
정만 주면 무슨 소용있나 가고나면 울고 말 것을..
미워하면 무슨 소용있나 가고나면 후회할 것을..

사랑한단 한 마디 그를 잡고 말을 못하면
너는 바보야
울고 싶은 이 마음 그를 잡고 말을 못하면 떠나가 버려

 어서 말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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