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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글/- 묵상 글

물에서 건져진 아이

by 하늘 호수 2012. 6. 23.

 

 

 

 

 

이 이야기는 벨기에의 플랑드르 지방에서 시작되었다.

 

어머니가 어린 아들과 함께 운하를 따라 천천히 산책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아들이 장난을 치다가 운하에 빠지고 말았다.

옆에 있던 어머니가 미처 손쓸 새도 없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어머니는 절망했다.

수영을 할 줄 몰랐기에 아들이 혼자서 죽음의 물살에 휩쓸리는 것을

발을 동둥 구르며 보고 있어야 했다.

 

바로 그때 이 모자에게 내민 구원의 손이 있었다.

그곳을 지나가던 한 남자가 재빨리 물속으로 뛰어 들더니 아이를 구해냈던 것이다.

어머니는 그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그리곤 가까이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그를 초대하여 젖은 옷을 말리도록 했다.

 

작별 할 때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저희 집이 넉넉하지 않아 값진 선물을 하지 못해 죄송해요.

이 작은 성모상을 감사의 마음으로 드리니 받아주세요."

 

"저는 신앙생활을 하지 않고 하느님을 믿지도 않습니다만

오늘 일을 기억하는 의미로 이 성모상을 잘 간직하겠습니다."

 

그로부터 수십 년이 흘렀을 때, 스위스의 어느 병원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원목실 수녀가 사제에게 이렇게 요청했다.

"우리 환자 중에 한 사람이 상태가 아주 나쁩니다.

며칠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 사람도 신부님처럼 플랑드르 출신 입니다.

그래서 말씀드리는데,

그가 신부님과 함께 자기 모국어인 플랑드르 말로 말할 기회를 갖는다면 정말 기뻐할 것 같습니다."

 

그 즉시 사제는 그 환자에게로 가서 첫인사를 나눈 뒤 플랑드르 말로 대화하였다.

환자의 목소리에는 반가움으로 인한 흥분이 섞여 있었다.

환자는 사제에게 마음의 문을 열었다.

대화를 나누던 중 탁자 위에 놓여 있는 작은 성모상이 사제의 눈에 띄었다.

 

사제가 말했다.

"수녀님들의 말을 들으니 당신은 종교인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바로 곁에 성모상을 두고 있는 건 의욉니다."

 

"예, 수년 전에 플랑드르에서 일어난 일 때문입니다.

익사할 뻔했던 어린아이를 구해주었더니 그 어머니가 감사의 뜻으로 이 성모상을 선물해 주셨지요."

 

"예, 저도 알고 있습니다."

 

이 대답과 함께 사제는 그해의 있었던 일을 얘기 해 주었다.

환자는 너무 놀랐다.

"신부님이 어떻게 그렇게 상세하게 알고 있나요?

 

사제는 그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그때 당신이 구해준 아이가 바로 접니다. 그날 있었던 일을 어머니에게서 들었습니다."

 

이러면서 회개의 은총이 그를 감싸고 흘렀다.

그가 울기 시작했다.

그는 고해성사를 받고 하느님과 화해했으며, 며칠 후 세상을 떠났다.

 

- 마리아지 173호 -

 

 

- 남양성모성지 소식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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