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이 이름값을 하는 날이었나 보다.
덕유산 상고대를 보자고 하던 날이었다.
새벽 5시30분경 집밖을 나가보니,
흰눈이 내리고 있었는데, 벌써 쌓인 눈이 5센티미터 정도는 되어 보였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도착한 덕유산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려 하니,
눈이 너무 많이 내려서 입산 금지라고 한다.
설청봉까지만 갈 수 있단다.
향적봉, 중봉을 가는 것이 목표였는데, 갈 수 없다니, 다들 허탈해졌다.
그래도 눈이 그칠지 모르니 일단 올라가서 기다리자고 했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니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이 많이 내리고 바람이 거새다.
휴게소에 들어가 눈이 그치기를 기다렸으나 그칠 기세가 보이지 않는다.
틈틈이 밖에 나가 사진을 담아보나, 그림이 되질 않는다.
눈은 실컷 보지만 아름다움을 담지 못하는 마음에 애석함이 크다.
눈바람이 얼마나 거샌지, 몸이 날아갈 듯 하고
손을 잠시만 내놓아도 손이 시려워 견디기 힘들다.
안경에 서린 김이 그대로 얼어붙어 앞이 보이지 않는 강추위였다.
목표한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즐거운 하루였다.
언제 이 많은 눈을 볼 수 있으랴 !
눈바람이 부딪히는 어느 곳에나 상고대를 만들어 놓는다.
시멘트 벽에도, 철재에도, 휴게탁자나무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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