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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호수 이야기/- 일상에서

천년학을 보다

by 하늘 호수 2007. 5. 7.
 


 


 

영화 '천년학' 날아오르다

조호열

등록일: 2007-04-03 오후 5:43:58

 
▲ 영화 '천년학'에 담긴 한국의 자연 
  ⓒ 영화 '천년학'
이청준 작가의 대표작 '선학동 나그네'를 모태로 임권택 감독의 오랜 산고끝에 탄생한 영화 '천년학'이 날아올랐다.

영화 '천년학'은 지난 1993년 개봉한 영화 '서편제'의 모든 인물이 되살아난 영화다. 소릿꾼 유봉과 수양딸 송화 그리고 동호는 영화 '서편제'의 주인공이자 '천년학'의 주인공이지만 두 영화의 느낌은 사뭇 다르다.

소릿꾼 유봉(임진택 분)에게 맡겨져 남매로 자라나는 동호(조재현 분)와 송화(오정해 분)는 소리와 북장단을 통해 서로에게 애틋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지긋지긋한 가난과 사랑하는 연인을 누나라 불러야 하는 괴로움에 집을 뛰쳐나가 몇년의 세월이 흐른다.

동호는 양아버지인 유봉이 죽고 송화는 눈이 먼채로 어디론가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송화를 찾아 나서게 된다. 그러나 동호와 송화는 짧은 만남과 긴이별로 교차되는 세월속에 살게 되고 송화를 향한 동호의 사랑은 더욱 깊어만 가게 된다.

영화 '천년학'은 한국적이면서도 한국적이지 않고 아름다우면서도 가슴이 저민 영화다. 소릿꾼으로서의 성공담은 일찌감치 스토리의 주역에서 빠져있고 모든 이야기는 '동호'와 '송화'의 엇갈린 사랑이야기며 주변인물들과 얽히는 인생살이는 두 주인공의 사랑을 더욱 안타깝고 아름답게 만든다.

명실공히 연기파 배우인 조재현의 그윽하다 못해 슬프기까지한 눈빛과 모든 자신의 삶을 소리로 승화시키고자 하는 오정해의 울림은 '천년학'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임권택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사랑의 진심일지도 모른다. 영화 '천년학'은 영화를 가득 채운 자연의 아름다운 영상과 청아한 오정해의 소리를 빌려 사랑을 이야기한다. 또한 적벽가, 춘향가, 흥보가(박타령)등 판소리다섯바탕이 어우러지는 판소리를 가장 서정적이고도 현대적인 감각으로 느끼게 해주는 것이 영화 '천년학'의 매력이다.

더욱이 영화 '천년학'은 한국영화의 명품임을 자처한다. 연기파 배우인 조재현을 비롯해 실패한 소릿꾼 유봉역의 임진택, 송화를 향한 순박한 사랑을 간직한 용택역의 류승룡, 동호의 모든것을 얻고자 했지만 결국 얻지 못하고 슬픈 운명을 마감하는 단심역의 오승은 등 배우들이 되살려낸 캐릭터들의 인생역정이 생동감있게 꿈틀댄다.

또한 한국의 4계절을 고스란히 느낄수 있도록 카메라에 담아낸 정일성 촬영감독과 민속적인 한국의 소리와 더없이 잘어울리는 OST를 탄생시킨 양방언 음악감독 그리고 누구보다 동호와 송화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이끌어낸 임권택 감독과 스태프들의 정성과 혼이 깃든 영화다.

"영화는 결국 혼으로 찍는 것"이라는 임권택 감독의 말처럼 가장 한국적인 소재를 쓰면서도 그 어떤 러브스토리보다 아름답고 감각적으로 탄생한 영화 '천년학'이 한국영화가 탄생시킨 또하나의 명품이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영화 '천년학'은 오는 4월 12일 관객들과 만나게 된다.

빅뉴스 smeyaej2@bignews.co.kr
 
천년학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이 드디어 촬영을 시작했다. 쓸쓸한 선학동 포구, 너른 풍경을 앞에 두고 쇠락한 주막집 세트가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는 전남 장흥 촬영현장을 찾았다.

<천년학> | 감독 임권택 | 출연 조재현, 오정해, 신지수

축 늘어진 가방만큼이나 축 처진 어깨, 어딘가 초점을 잃어버린 눈을 한 채 한 남자가 터벅터벅 걷고 있다. 아, 저기에 가면 만날 수 있을까. 매번 실패로 끝난 일이라 이번에도 별달리 기대는 하지 않지만 왠지 저기 저 집에는 내가 찾는 그 사람이 있을 것만 같다. 남자는 기억의 저장고를 뒤지고 뒤져 떠올린 그곳, 마치 잃어버린 고향을 찾아가는 마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고 있다. 때는 1970년대 초반, 이 남자 동호(조재현)는 어린 시절 가난이 싫어 의붓 가족인 유봉과 송화(오정해)를 떠났던 기억이 있다. 이후 약재상으로 살아왔지만 끝내 소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창극단에 들어가 우여곡절 끝에 유능한 고수가 된다. 하지만 정작 사랑하는 송화와는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평생 그녀를 찾아다니게 된다. 동호가 바로 근 30년 만에 이렇게 회진 포구를 찾아온 것이다. 그는 예전처럼 학산 아래로 바닷물이 들어와 산의 물그림자가 학의 형상을 이뤄 날아오르는 모습을 했던 선학동을 기대한다. 하지만 이제 선학동은 제방으로 인해 바닷물의 흐름이 멈추어버린 황량한 들판으로 변해버렸다. 더 이상 그 학이 날개 짓을 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이다.

 
 
등장인물
 
동호/조재현
어린시절 가난이 싫어 의붓가족인 유봉과 송화를 떠나버리는 인물. 약재상으로 살아가지만 끝내
소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창극단에 들어가서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유능한 고수가 된다
하지만 정작 사랑하는 송화와는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평생 그녀를 찾아다니며 사는 가련한 인물.
 
돌아가야지
전나무 그늘이 한 겹씩 엷어지고
국화꽃 한두 송이
바람을 물들이면
흩어졌던 영혼의 양 떼 모아
떠나온 집으로 돌아가야지
가서 한 생애 버려뒀던
빈집을 고쳐야지
 
송화/오정혜
유봉이 소리꾼으로 키우기 위해 데려다 기르면서 동호와 의붓남매가 된다.  소리에 남다름 재능이 있으나 성장하면서 눈이 멀고 노인의 첩실로도 잠시 살다가 결국은 외롭게 떠도는 등 한많은 운명의 주인공이다.  동호와의 비극적 사랑과 큰 소리를 이루기 위한 욕망사이에서 갈등한다.
 
날마다 가는 길을
나는 왜 번번이
잃어버리고 갈 바 없이
하늘만 쳐다 보는가
하늘엔 동서남북 헤아릴
방위도 없고
그 많던 잔 별도
흐린 눈엔
보이지 않는다.
 
 
용택
동호와 주막에서 만나 모든 이야기를 풀어내게 되는 인물, 어릴적 주막에서 송화일행과 조우한적이 있다. 이후 송화를 짝사랑하며 그녀가 선학동에 올때마다 돌봐 주었다.  동호와는 송화에 대한 감정과 추억을 공유한다.
 
유봉
송화와 동호의 양아버지, 소리 독공을 고수하며 의붓딸 송화에게는 소리를, 의붓아들 동호에게는 북을 가르치며 살아가다가, 동호가 가출하고 송화는 눈이 멀어 버린후 쓸쓸한 죽음을 맞이한다.
소리를 위해 한평생을 독하게 살아가는 소리꾼이다.
 
 
천년학/내 생애 단 한번 사랑이 날아오른다
 
 
오늘은 축일을 맞은 대녀 벨라뎃다와 함께 천년학을 보았다.
아름다운 영상과
끊어질 듯 다시 이어지는 오누이의 만남
그리고
끊없이 이어지는 음악들...
 
또 다시 보고 싶어지는 거장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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