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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호수 이야기/- 일상에서

가을을 바라보며....

by 하늘 호수 2007. 11. 12.

 

가을이 익을대로 익었다.

녹음을 자랑하며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던 그 곳이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큰 변화를 보인다.

은행나무와 단풍나무들이 저마다 아름다운 마지막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은행잎 수북히 쌓인 뜰에 살포시 앉아 사진의 모델이라도 되고 싶은 심정이다.

때로는 동심으로 돌아가서 마구 뒹그러 보고 싶기도 하다.

바람이 불어오면 나무에 매달려 있던 잎들은 휘이익 휘이익 소리를 내며 낙엽비 되어 쏟아져 내리고

길가에 수북히 쌓인 낙엽을 밟을라치면 바스락 바스락 경쾌한 소리가 난다.

도로에 떨어진 낙엽은 바람이 불때마다 싸르륵 소리를 내며 또르르르 몰려 다닌다.

 

이른봄 연노란 새순을 움티며 경이로움을 자아내더니

이마에 땀방울이 맺힐 때에는 시원한 그늘이 되어 우리를 기쁘게 해 주었지...

그리곤 곧 닥쳐올 겨울을 예견한 듯 

몸을 온갖 형형색색으로 장식하여 만인에게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을 안겨주더니

바람이 불 때마다 미련없이 그 아름다움을 떨구며 마감을 하고 있네.

 

위대하고 구차하지 않으며 깔끔하고도 아름답게 삶을 마무리하는 나뭇잎에서

나는 삶을 배운다.

내 인생의 마지막 시기가 언제일지는 모르겠으나

나뭇잎처럼 그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삶을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아래사진은

9월 중순부터 10층에서 내려다 보이는 주차장을 찍은 것입니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인데 참 많은 변화를 보이네요.

아름다운 가을을 맘껏  감상할 수 있도록 좋은 집에서 살고 있음에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입니다.

 

 9월 중순의 모습

 

 

 10월 중순의 모습 

 

 10월 중순의 모습

 

 10월 말경 모습 

 

  11월 초순 모습

  

   얼마전 모습

 

 

                                                       오늘아침 모습

 

 


 

낙   엽

                                      - 이해인



        낙엽은 나에게

        살아 있는 고마움을 새롭게 해주고,
        주어진 시간들을 얼마나 알뜰하게 써야 할지 깨우쳐준다.

        낙엽은 나에게

        날마다 죽음을 예비하며 살라고 넌지시 일러준다.
        이승의 큰 가지 끝에서 내가 한 장 낙엽으로 떨어져
        누울 날은 언제일까 헤아려 보게 한다.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내 사랑의 나무에서 날마다 조금씩 떨어져나가는
        나의 시간들을 좀더 의식하고 살아야겠다.

 

 

 

                           

                                Pianist ; Richard Clyderman.. Whispering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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