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와 제자들이 한 달 일정으로 여행을 했다.
먹을 양식을 짊어지고 떠난 여행이었으나 2주가량이 지나자 양식이 떨어져가고 있었다.
3주가 지나자 양식이 다 떨어지고 굶게 되었는데 근처엔 민가도 없었다. 일주일을 채소만 먹으며 근근이 버티다 민가를 발견하게 되었고 제자들은 공자를 방에 모셨다. 방에서 쉬던 공자가 깜박 잠이 들었는데,
안회라는 제자는 슬그머니 빠져 나와 쌀을 구해 와 밥을 짓고 있었다.
밥이 다 될 무렵 공자가 잠에서 깨어났다. 밖을 잠시 거닐 던 공자는 코 끝을 스치는 밥 냄새에 부엌을 들여다 보았는데, 그 때 마침 안회가 밥솥의 뚜껑을 열고 밥을 한 움큼 집어 먹고 있는 중이었다.
얼른 돌아서 방에 들어온 공자는 곰곰히 생각했다.
'안회는 평상시에 내가 먼저 먹지 않은 음식에는 수저도 대지 않았는데 이것이 어찌된 일일까? 지금까지 보았던 안회의 모습이 거짓이었을까?'
그때 안회가 밥상을 공자 앞에 내려 놓았다.
공자는 안회를 어떻게 가르칠까 생각하다가 한 가지 방법이 떠올랐다.
"안회야, 내가 방금 꿈속에서 선친을 뵈었는데 밥이 되거든 먼저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라고 하더구나."
공자는 제사 음식은 깨끗하고 아무도 손을 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안회도 알기 때문에 그가 먼저 밥을 먹은 것을 뉘우치게 하려 했던 것이다.
그런데 안회의 대답은 오히려 공자를 부끄럽게 했다.
"스승님, 이 밥으로 제사를 지낼 수는 없습니다.
제가 뚜껑을 연 순간 천장에서 흙덩이가 떨어졌습니다.
스승님께 드리자니 더럽고, 버리자니 아까워서 제가 그 부분을 이미 먹었습니다."
공자는 잠시 안회를 의심한 것을 후회하며 다른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예전에 나는 나의 눈을 믿었다.
그러나 나의 눈도 완전히 믿을 것이 못 되는구나.
예전에 나는 나의 머리를 믿었다.
그러나 나의 머리도 역시 완전히 믿을 것이 못 되는구나.
너희들은 알아 두거라.
한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진정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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