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 사랑을 지금 여기서
어느 날, 갑자기 임금의 부름을 받은 사람이 있었답니다.
벌을 받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그는 절친한 세 친구에게 함께 갈 수 있는지를 물어 보았지요. 제일 소중히 여기고 가장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였던 첫 번째 친구에게 맨 먼저 물어보았습니다. 그러나 그 친구가 생각외로 일언지하에 거절했기에 몹시 슬펐습니다.
그는 그래서 소중히 여기지는 않았으나 그래도 좋은 친구라 생각하는 두 번째 사람에게 가서 똑같이 부탁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는 동네 밖까지는 갈 수 있으나 그 이상은 갈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친구들의 연이은 거절에도 불구하고, 그는 실망하지 않고 친구라고는 생각했지만 별로 관심이 없었던 세 번째 사람에게 같은 부탁을 하였지요. 뜻밖에도 그 친구는 "자네가 가는 곳이라면 끝까지 가겠네. 자네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고 나쁜 짓도 하지 않았으니,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말게"하면서 기꺼이 응하는 것이었습니다.
세 명의 친구들은 왜 이렇게 각자 다른 대답을 했을까요? 첫 번째 친구는 재산으로, 아무리 재산을 소중하고 귀중하게 여긴다고 해도 죽을 때는 고스란히 남겨두고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친구는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척을 의미하며, 죽을 때 무덤까지는 따라가지만 더 이상은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세 번째 친구는 선행 또는 사랑으로, 이 사랑의 선행이 평소에는 별로 눈에 띄지 않지만 죽은 뒤에도 영원히 그와 함께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탈무드 이야기)
이 이야기의 핵심은 사랑을 실천한 마음만 죽어서도 가지고 갈 수 있다는 것이지요.
사회학자이자 신학자인 토니 캄폴로도 "모든 인간은 죽을 때 자기가 못다 이룬 업적을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며 살지 못한 것을 후회하면서 죽는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죽어서 가지고갈 수 있는 것은 사랑을 실천한 마음이고 죽을 때 후회하는 것은 사랑하지 못한 것이니, 우리는 이 사랑을 지금 여기서 실천하여야 할 것입니다.
-- 정규한 신부님의 < 하느님께 나아가는 세 가지 여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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