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 습
-정채봉
오늘 만났던
그 사람을
생각해 봅니다.
그 사람이
향기로 남아 있습니까?
편린으로 남아 있습니까?
그 사람과 나누었던
말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바람처럼 스쳐 가는
말이었습니까?
간직게 되는
복된 말이었습니까?
그 사람과 함께한
시간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이자가 불어난 시간이었습니까?
도적 맞은 시간이었습니까?
그 사람의 작은 버릇을
기억할 수 있습니까?
휴지 한 쪽을 들고
먼 데 쓰레기통을 찾아간다거나,
혹은 찢어 버리기를 좋아한다거나.
그 사람을 만나고 나니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듭니까?
어두운 일이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듭니까?
어디고
그 사람 대신
참석하는 일에
긍지를 가질 수 있습니까?
아니면 피하고 싶습니까?
- < 바람의 기별, 생활성서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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