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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일반/- 아! 어쩌나?

[아! 어쩌나?] (10) 혼자 기도생활을 해야 하나요?

by 하늘 호수 2009. 9. 30.

"[아! 어쩌나?] (10) 혼자 기도생활을 해야 하나요?"

Q1. 제가 존경하는 분이 말하기를, 내적 성장을 하려면 세속과 사람들을 떠나야 한다고 합니다. 그분은 성당에서도 다른 신자들과 사귀지 않고 조용히 기도만 하다 가는데 그렇게 사시는 모습이 존경스럽기는 하지만, 저는 사람을 좋아해서 그렇게 따라 살기는 어려울듯합니다. 제가 아직 신앙이 덜 성숙한 것인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자매님은 아주 정상적인 신앙인입니다. 사람은 다른 사람과 함께 살 때 내적 성장을 하는 존재입니다. 예를 들어 혼자 공부하는 아이와 여러 아이가 함께 공부하는 아이들의 성적을 비교해보면, 함께 공부하는 아이들 성적이 월등히 좋습니다.
 
 운동선수도 다른 선수와 시합을 많이 하는 선수 기량이 혼자 연습하는 선수 기량을 훨씬 앞서듯이 신앙생활에서의 내적 성장도 그렇습니다. 혼자 기도 생활을 하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기도생활을 할 때 더 좋은 성장을 하게 됩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 공동생활의 모범을 보여주셨고, 주님께서 하느님 사랑, 이웃 사랑을 같은 범주에 넣어 말씀하신 점 등에 비춰볼 때, 사람은 태생적으로 공동체적이고 사회적 존재입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자기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데 최적의 삶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또 함께 사는 사람들은 하느님 앞에서 겸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신학생들은 신부가 되기 위해 반드시 몇 년간 공동생활을 하는 것이 의무입니다. 왜냐하면, 공동생활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심각한 갈등을 경험하게 되고, 그런 갈등 안에서 자기가 보지 못했던 온갖 감정들과 직면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자기가 어떤 자격을 갖춘 사람이 아니라, 오로지 주님 은총으로 불림 받은 종일뿐이라는 사실을 온몸으로 체득하게 됩니다. 진정한 겸손함을 얻게 되지요. 그래서 하느님과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랑받는 사람이 되고 내적 성장을 하려면 다른 사람들과 함께 기도하고 함께 나누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Q2.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습니다. 왜 그런지 만나는 사람마다 자꾸 단점이 보여 그것을 고쳐주고 싶은데, 제 말을 잘 들어주지 않아 속이 상해 자꾸 절교를 하게 됩니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A. 제가 보기에는 다른 사람들 문제가 아니라 자매님이 문제인듯합니다. 우선 자매님은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도 문제가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래야 다른 사람들에 대해 좀 더 관대할 수 있습니다.
 
 나는 문제가 없고 다른 사람들은 문제투성이라고 생각할 때는 주위사람들의 단점을 용서하거나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마음으로 살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성격장애인'이란 말을 듣게 됩니다.
 
 두 번째, 자기문제에 대해 스스로 이해를 해야 합니다. 만약 자신의 문제에 대해 가혹한 평가를 한다면 나와 같은 문제를 가진 사람들에게도 가혹한 평가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영성심리학에서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면 자기 자신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세 번째, 다른 사람에 대해 긍정적으로 착각하고 사는 것이 자신을 가장 행복하게 하고 다른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는 방법입니다. 사람은 착각하고 사는 존재입니다. 착각은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이 있는데, 긍정적 착각 즉, 눈에 콩꺼풀이 덮여 살 때 가장 행복지수가 높다고 합니다.
 
 반면 자매님처럼 다른 사람들 단점을 일일이 찾아내는 분은 찾아낸 단점 수만큼 마음이 점점 더 불만으로 가득 차고 불행한 삶을 살게 됩니다.
 
 네 번째, 내가 다른 사람들 단점에 대해 고쳐주고 싶어한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다른 사람을 통제하고 지배하고픈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함부로 할 일이 아니란 것입니다. 미사통상문에 있는 '내 탓이요'라는 문구는 바로 이런 것에 대한 경고의 문구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매님에게는 레바논 시인 칼릴 지브란의 '홀로 있음의 지혜'라는 글을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서로 사랑하라. 하지만, 사랑으로 굴레를 만들지는 마라. 서로 사랑하라. 하지만 각자의 영혼의 해변 사이에 바다가 출렁이게 하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라. 하지만 각기 홀로 있으라. 기타 줄이 한 곡을 연주해도 서로 떨어져 홀로 있듯이. 당신 마음을 주어라. 하지만 남의 마음속에 뛰어들지 마라. 함께 서라. 하지만 너무 가까이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은 떨어져 있고 떡갈나무와 사이프러스 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서는 자랄 수 없기 때문이다."
 
 자매님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냉철하게 들여다보고 스스로 고치려고 할 때 다른 사람들이 자매님에게서 편안함을 느끼고 다가와 충고를 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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