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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일반/- 아! 어쩌나?

아! 어쩌나? (7) 죄책감

by 하늘 호수 2009. 9. 30.

"아! 어쩌나? (7) 죄책감"



Q1. 죄책감

 직장동료를 입교시키려는데 천주교는 신자들을 너무 죄책감에 사로잡히게 하는 것 같아 부담스럽다고 해요. 사실 저도 신앙생활을 하면서 죄책감 때문에 괴로워할 때가 있어서 그런 말에 대해 선뜻 반박하기가 어렵습니다.

A. 신앙을 가지면 죄책감에 시달리면서 재미없게 살 것 같다고 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사실 종교와 죄책감은 바늘과 실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죄책감이란 도덕적인 기준에 자신의 행동이 미치지 못했을 때 일어나는 감정입니다.
 
 따라서 죄책감은 주로 과거 잘못에 대한 자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러면 죄책감은 신앙인들만 갖는 것일까요? 물론 그렇지는 않습니다. 반사회적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을 제외하고는 누구나 갖는 감정입니다.
 
 그러면 죄책감은 사람을 옥죄이기만 하는 불편한 감정일 뿐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죄책감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고자, 그리고 사회가 건강하게 유지되기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감정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부작용이 있듯, 죄책감 역시 그렇습니다. 죄책감이 정도를 넘어서 지나치게 많으면 심리적 부작용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과거 잘못에 대해 뉘우치는 것은 건강한 것입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을 포기하게 할 정도로 매일같이 죄책감에 시달려 아무것도 못하고 산다면 그것은 건강한 죄책감이 아니라 병적인 죄책감 또는 지나친 죄책감입니다.
 
 이런 죄책감을 느끼고 사는 사람은 자신의 삶이 무너지는 것은 둘째치고, 다른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는 인생을 살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도 간음한 여인에게 죄를 묻지 않으셨습니다.
 
 "여인아, 너의 죄를 묻는 자가 아무도 없느냐?"하시고는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겠다"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이미 죄책감 때문에 심리적으로 초죽음이 된 여인을 살리시려고 하신 말씀입니다. 그래서 건강한 죄책감은 주님이 주신 은총이지만 병적인 죄책감은 인간을 피폐하게 하려는 악에서 온 유혹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Q2. 공감의 중요함
 저는 말을 잘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대화하는 것을 꺼리는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여러 사람 앞에서도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면서 시선을 끄는 사람을 보면 괜한 열등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과 더 친밀하게 지내고 저도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요?

 
A. 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잘 들어주면 됩니다. 즉, 공감을 잘 하면 됩니다. 공감이란 상대방 말을 잘 이해하고 같이 느끼고 그 마음을 같이하는 것을 말합니다. 심리학자 로저는 사람은 온전한 공감을 받으면 반드시 마음에 좋은 변화가 온다고 했습니다.
 
 이 말은 남을 진심으로 공감해주는 사람은 다른 사람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것은 모든 인간관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어떤 본당에서 선교왕으로 뽑힌 사람이 있습니다. 말을 잘하는 분도 아닌데 한 해에 수십 명을 예비신자교리반에 들어오게 한 것입니다.
 
 나중에 비결을 물으니 자기는 사람들에게 절대로 종교 얘기를 하지 않고, 상대방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줬을 뿐이라고 말하더랍니다. 부부싸움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부싸움은 대부분 상대방 말에 공감하지 않고 일방적 자기주장만을 내세울 때 생기는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 남편이 아내에게 "당신이 집에서 하는 일이 뭐가 있어. 기껏해야 밥하고 빨래하는 것밖에 없잖아"라고 한다면 그 말에 수긍하고 "맞아요"라고 할 사람이 몇 사람이나 될까요? 대부분 주부들은 "그런 당신은 남의 집 남편처럼 돈을 많이 벌어오기나 해, 아니면 능력이 있기나 해"하며 시비를 걸 것입니다.
 
 그러나 배우자 말에 토를 달지 않고 가만히 경청과 공감을 해주면,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 하더라도 감정적으로는 부부 사이에 해빙기가 시작될 것입니다. 공감은 이렇게 다른 사람 마음을 사로잡는 데 중요한 기능을 합니다. 그런데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 공감하는 것은 별로 어려울 게 없는 듯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다른 사람의 푸념과 고민, 신세타령을 들어준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것입니다. 때로 다른 사람 말을 듣다 보면 머리에 쥐가 날 듯한 아픔이 오는 것은 바로 공감한다는 것, 들어준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몸이 증상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상담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상담에서 가장 기초적인 것은 '공감'이고, 가장 어려운 기법 역시 '공감'이라고 말합니다. 어쨌든 공감이 어렵다 하더라도 사람 마음을 변화시키고 사람들이 나에게 오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대화할 때는 가능하면 입은 꼭 다물고, 눈과 귀를 열어서 사람들 마음이 내 마음 안에서 쉴 수 있게 해준다면 누구보다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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