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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글/- 묵상 글

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by 하늘 호수 2009. 10. 29.

 

 

 

 

 

 

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저는 지금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거지 바르티매오의 만남.

그때 당시 저는 눈먼 거지로 불렸습니다. 이름도 없었습니다.

아니 있었지만 이름을 기억해 주거나 불러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냥 "야! 거지"가 저의 이름이었습니다.

어릴 적 눈병을 치료하지 않아 앞을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친구도 있었지만 눈이 멀자 모두 떠났습니다.

친한 친구도 부모님이 함께 놀면 부정 탄다고 해서 올 수 없다고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그때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전 그렇게 희망없이 하루하루 사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예수님의 소식을 들었습니다.

예언자요, 여러 기적을 통해 많은 이들이 그분을 따르고 있고,

거기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까지도 그분을 두려워한다는 말이

저를 더욱 호기심에 차게 했습니다.

 

저는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분을 꼭 만나게 해 달라고.그러면 그때 나의 소원을 말씀드리겠다고.

그날도 전 길에 나가 사람들에게 도와달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군중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무슨 일이냐고 하니 예수님이 지나가신다고 했습니다.

저는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있는 힘껏 외쳤습니다.

"다윗의 자손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그러자 옆에 있던 사람이 시끄럽다고 조용히 하라고 발로 차고 구석으로 절 밀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물러날 수 는 없었습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언제 예수님을 만날 수 있을지 몰랐기에

오히려 전 더 큰 소리로 계속해서 외쳤습니다.

얼마 후 예수님이 부르신다고, 그러니 용기를 내라고 하며 누가 절 데리러 왔습니다.

저는 입고 있던 겉옷을 벗어 던지고 그를 따라 주님께 갔습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너무도 듣고 싶었던 말씀이었고 많은 시간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준비했던 말.

"스승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말씀이 끝남과 동시에 제 눈에 힘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힘을 줘봤습니다.

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거기에 다윗의 자손이신 예수님이 미소 띤 얼굴로 계셨습니다.

전 눈물을 흘리며 소리쳤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주님은 거지 바르티매오를 통해 찬미 받으소서."

 

그렇게 저는 눈을 떴고, 주님을 따라나섰습니다.

열두 사도는 아니었지만 주님을 볼 수 있고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제 삶이 주님으로 인해 완전히 변했기에 이 글을 씁니다.

주님은 아무것도 없는 눈먼 거지 바르티매오를 하나의 사람으로 대해 주셨고 벗이라 불러주셨습니다.

전 오늘도 주님을 위해 그분의 뒤를 따라 제 십자가를 껴안으며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주님을 온전히 믿으니 몸과 맘이 건강해지네.

주님께 힘든 몸을 맡겼더니 끌어 안아주시네.

지금도 주님은 청하고 찾으며 문을 두드리는 우리에게 물으시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 서울주보, 장광재요아킴신부님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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