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와 꼬마
어떤 할아버지 한 분이
암 진단을 받게 된 후부터, 평소와는 달리 매우 난폭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식구들에게 불평을 계속 늘어놓는가 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욕을 하고, 싸움을 걸기도 했습니다.
때때로 병실 문을 걸어 잠그고 아무도 만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의사와 간호사들에게까지 난폭한 행동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의사는 할아버지의 친한 친구들을 만나게도 해 보았지만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몇 마디를 나누기가 무섭게 소리를 지르며 친구들을 쫓아버리기 일쑤였습니다.
전문 상담가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가 가끔 만나던 동네 꼬마가 병문안을 왔습니다.
식구들은 할아버지가 난폭한 행동을 하여, 혹시라도 아이가 상처받을까봐 걱정했습니다.
그렇지만 꼬마의 간곡한 부탁에 어쩔 수 없이 병실로 들여보냈습니다.
누구라도 벌써 몇 번을 쫓겨났을 시간인데 한참을 지나도 꼬마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거의 30분이 지난 후, 꼬마는 웃는 모습으로 병실 문을 열고 나왔습니다.
꼬마는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찾아와 할아버지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사나흘이 지나자 할아버지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사람들에게 더 이상 차갑게 대하지 않았으며, 대화도 부드럽게 나누었습니다.
할아버지의 변화를 신기하게 여긴 가족들이 꼬마에게 물었습니다.
"할아버지와 무슨 이야기를 한 거니?"
"별거 없어요.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았어요."
"아니, 30분씩이나 할아버지와 함께 있으면서 한마디도 안 했다는 거니?"
꼬마가 대답했습니다.
"전 그냥 할아버지가 우시기에 저도 할아버지와 같이 울었어요."
- 박요한,<인생 칸타타> 참조-
- 차동엽 신부의 '신나는'복음묵상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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