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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글/- 묵상 글

부끄러운 고백 3

by 하늘 호수 2010. 1. 5.

 

(사진, 서영필 안젤로 신부님)

 

 

하느님이 나를 이 길로 부르셨다.

하느님은 실패하시지 않는 분이라는 것을 굳게 믿고 있지만,

이미 내 마음 안에 좌절의 유혹이 깃들어 있다.

때로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다.

 

샤를 페기(프랑스의 시인이자 사상가)의 말대로 나 역시 남과 다를 바 없는 죄인,

그저 선량한 죄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느님에게서까지 도피하고 싶은 충동을 가끔 느낀다.

그때마다 이 시구(시편 139,7-10)가 나를 가로 막는다.

 

당신 얼을 피해 어디로 가겠습니까?

당신 얼굴 피해 어디로 달아나겠습니까?

제가 하늘로 올라가도 거기에 당신 계시고

저승에 잠자리를 펴도 거기에 또한 계십니다.

제가 새벽놀의 날개를 달아 바다 맨 끝에 자리 잡는다 해도

거기에서도 당신 손이 저를 이끄시고 당신 오른손이 저를 붙잡으십니다.

 

나는 이처럼 하느님께 사로 잡혀 있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소용이 없다.

나는 하느님 뜻 안에서 살 수 밖에 없다.

거기서 실패를 하든 성공을 하든 다 그분께 맡길 일이다.

 

- 김수환추기경 말씀 모음집 <하늘나라에서 온 편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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