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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호수 이야기/- 일상에서

안개속에서

by 하늘 호수 2010. 1. 20.

  

 

 

아침부터 자욱하게 밀려오는 안개는

내가 지금까지 보아왔던 안개 중에서 최고였다

짙은 안개는 시야를 가려 약간의 답답함을 주기도 하지만

신비로움을 느끼게 해 주었다.

안개가 낀 날은 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렛트버틀러가 안개속으로 사라지는 장면을 떠올리곤 했는데

오늘은 하루종일

헤르만헤세의 시 첫구절을 자꾸만 되뇌이고 있었다.

 

"이상도 하여라, 안개속을 거니는 것은"

 

 

 

 

 

 

안개 속에서

 헤르만 헤세

  

안개 속을 헤매는 것은 이상하다.

덤불과 돌은 모두 외롭고

나무들도 서로가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다 혼자이다.


나의 삶이 아직 밝았을 때는

세상은 친구로 가득 차 있었지만

그러나 이제 안개 내리니

누구 한 사람 보이지 않는다.


모든 것에서, 어쩔 수 없이

사람을 조용히 떼어 놓는

어둠을 전혀 모르는 사람은

정말 현명하다 할 수가 없다.


안개 속을 헤매는 것은 이상하다.

살아 있다는 것은 고독하다는 것.

사람들은 서로를 알지 못한다.

모두가 다 혼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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