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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군의 탄식

by 하늘 호수 2010. 4. 11.

 

 

 

 

 

전국시대 중산군이라는 왕이 한번은 사대부들을 불러 잔치를 벌였습니다.

이때 사마자기라는 사람도 초청을 받았습니다.

여러 음식을 먹은 후에 양고기 국을 먹을 차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국물이 부족하여 사마자기에게는 몫이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사마자기는 이를 불쾌히 생각하고 나아가 자신에 대한 모독으로 여겼습니다.

 

결국 사마자기는 중산군을 버리고 이웃 초나라로 가서는,

초왕으로 하여금 중산군을 공격하게 하였습니다.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게 된 중산군은 피신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전에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던 장정 두 사람이 창을 들고 중산군을 뒤따르며 지켜주었습니다.

 

이를 이상히 여긴 중산군이 그들에게 물었습니다.

"그대들은 왜 나를 보호해 주는가?"

그들은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저희 부친이 살아 있을 때의 일입니다.

어느 날 부친이 배가 고파 쓰러져 있는데 왕께서 친히 찬밥 한 덩이를 주셨지요.

그 찬밥 한 덩이로 저희 부친은 목숨을 건졌습니다.

부친이 돌아가실 때 저희들에게 이렇게 유언하셨습니다.

만약 왕께 무슨 일이 생기면 죽음으로 보답하라고 말입니다."

 

중산군은 하늘을 쳐다보며 탄식하였습니다.

"타인에게 베푼다는 것은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이 어려울 때 돕는 것이 중요한 것이구나.

또 타인에게 원한을 사는 이유는 크고 작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데 있구나!

내가 한 그릇의 양고기 국물로 나라를 잃었고, 한 덩이의 찬밥으로 목숨을 구하였구나!"

 

(유향, 전국책 참조)

 

- 차동엽 신부의 '신나는' 복음 묵상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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