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늘호수 이야기/- 일상에서

백담사 계곡에서 만난 가을

by 하늘 호수 2010. 10. 28.

  

 

 

설악산 백담사에 다녀왔다

아래 마을에 주차를 시키고, 셔틀버스를 타고 구불구불 올라가는 길에

계곡을 내려다보니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백담사는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지만, 아름다운 계곡과 더불어 편안함을 준다

나와 같은 관광객이 적었더라면 고즈녁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전두환대통령이 머물던 방도 보이고, 만해기념관도 보인다

기념관 여기저기에 한용운님의 시가 걸려있는데

시를 읽은 느낌이 예전과는 많이 다르다.

시 마다 왜 이렇게 좋은 느낌이 나는지, 시를 다시 한번 읽고 싶어서

한용운님 시집을 한 권 샀다.

두고두고 찬찬히 읽어보아야겠다. 

 

 

 

 

백담사에서 부터 오세암쪽으로 계곡을 따라 걸었다

아름다운 단풍숲이 기다리고 있었고

비취빛 계곡물이 나를 반긴다

간간이 드는 햇살에

투명해지는 단풍길이 아름다워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더 이상 갈 수 없는 스님들의 거처,

그 곳에서 한분의 스님이 가을길을 따라 나오신다

 

 

소원도 참 많다 

 

 

돌 하나 하나를 쌓아 올리며 무슨 소원들을 빌었을까?

 

 

 

뒤돌아 앉아 도란 도란 이야기 하는 모습이 정겹다

 

 멀리 보이는 산은 구름에 가리고...

 

흐르는 계곡물 소리가 귀를 즐겁게 한다

 

 

가을 분위기를 한 번 더 느껴보자

 

 

 

 

 

  

 

 

알 수 없어요 - 한용운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길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은 알지도 못할 곳에서 나서 돌부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굽이굽이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 같은 발꿈치로 가이없는 바다를 밟고 옥 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날을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詩)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고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반응형

'하늘호수 이야기 > - 일상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진포의 성 (김일성 별장)  (0) 2010.10.29
속초 영랑호에서 만난 가을  (0) 2010.10.29
[스크랩] 제주 올레 3코스 둘  (0) 2010.10.27
가을속을 걸어요  (0) 2010.10.11
뜻밖의 초대  (0) 2010.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