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성서백주간 그룹원들과 함께 강화도에 있는 작은 수도원에 피정을 다녀왔다.
그 날은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이라고 했었다.
피정을 주관하게 된 나는 무척이나 걱정이 되었다.
'그룹원들에게 좋은 시간이 되어야 할텐데...' 라는 생각과
수도원 가는 길이 들판 가운데에 있는 좁은 길이어서 빙판이 되어 위험할 것 같아서 였다.
출발하는 시각 서울은 몹시도 추웠다.
강화도에 가니 결빙 되었다던 길이 많이 정리되어 있었고
점심 식사를 하고 수사님을 따라 산책을 할 때 따스하다 봄날같다는 말들을 했다.
돌아와서 몇일 후에 들은 이야기인데, 서울은 그 날 낮에도 몹시 추웠다는 말씀...
하느님, 감사합니다.
당신께서 해 주시는 일이니...
돌아오는 길에 중간쯤 어디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가자는 말이 나와
그렇게 하자고 의견이 모아졌다.
나 역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내심 시어머님 걱정이 되었다.
시어머님 저녁식사를 차려 드려야 하는데... 어쩌나...
저녁식사를 혼자 차려 드실 수 없는 상황인데... 어쩌나... 어쩌나.....
나 혼자 먼저 갈 수도 없는 먼 곳인데... 어쩌나... 어쩌나....
그렇게 속으로만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그 때 우리는 차 두 대로 나눠 타고 오는 중이었다.
그런데 내가 탄 앞차가 길을 잘못 들어서 올림픽대로에 들어섰다.
이미 차가 달리고 있는 곳은 유턴하는 곳이 없는 도로...
목표로 한 음식점을 갈 수 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목동까지 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우리는 계획을 수정해서 목동의 한 음식점에서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고
나는 잠깐 우리집에 들러 시어머님 식사를 차려 드리고 합류하여 저녁먹고, 또 2차까지...
ㅎㅎㅎ
하느님 하시는 일이란...
(참고로... 그날 나는 운전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렇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아무에게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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