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은 살아 있는 고백입니다.
정지된 '고정관념'이나 '신념' 같은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힘, 알량한 지식, 자존심 등 자신을 드러내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온전히 "무(無)"가 되어 주님께 의탁하는 것입니다.
주인의 상에서 떨어진 빵 부스러기처럼
"주님, 저는 당신 앞에 아무것도 아닙니다." 하고 스스로 부서지고 없어질 때,
우리는 비로서 '전부'를 얻을 수 있습니다.
믿는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입니다.
- 매일미사, 오늘의 묵상 중에서 -
배우자를 대신해서 죽을 수는 없어도 자식을 대신해서는 죽을 수 있다는 말이 있듯이,
부모에게 자식은 자신의 생명과 같은 존재입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지성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일컬어지는 이어령 박사가 신앙을 받아들인 데에는
딸과 손자의 고통이 있었다고 하지요.
딸이 그의 아들 때문에 마음의 고통을 겪다가 그 딸마저 실명 위기에 놓이게 됩니다.
그동안 종교는 문화의 일부라고 주장하며 자신의 신념을 내세우던 현대의 지성이,
딸의 고통을 보고 딸을 위해 종교를 받아들인 것입니다.
이것을 두고 어느 언론에서는 이성에서 영성으로 넘어간 사건이라고 했지요.
이 세상에 고통이 없다면, 하느님을 믿는 사람이 있을까요?
놀랍게도 깊은 신앙을 가진 사람들 가운데는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고통과 한계를 경험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알량한 지식과 가진 것으로 "하느님이 어디 있느냐?" 하고 교만하며 살지만,
인간의 한계 앞에서 결국 신앙만이 위대한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자기 딸을 살려 달라고 절박하게 애원하는 여인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믿음이 무엇인지를 알려 주십니다.
믿는다는 것은 주님께 온전히 항복한 상태를 말합니다.
자기가 아는 모든 것이 주님 앞에서는 매우 하찮다고 여기며,
주님 식탁의 빵 부스러기라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일 때
우리의 이성은 비로소 영성으로 바뀝니다.
- 매일미사, 오늘의 묵상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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