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찮은 일상이 감사해요.

 

 

 

 

예기치 못했던 수술을 하고, 3일간은 아무것도 먹지를 못했다.

수술 전날 밤 12시부터 금식을 시켰고,

수술을 하고 나서는 다음 끼니부터 먹어도 된다고 했지만 몸에서 받아들이지를 않았다.

마취 때문인지, 진통제 때문인지, 아님 무통주사약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암튼 통증을 잊게 해주는 그 무엇인가가 나의 어지럼증을 일으켰고 구토를 일으켰다.

어지럼증이 있으니 침상을 세우고도 앉아 있을 수가 없었고,

화장실 가려고 잠시만 움직여도 구토가 나서 결국 토하기를 몇번했다.

상황이 그러니 꼼짝없이 3일간은 굶게 되었는데, 배 고픈 줄도 몰랐다.

무통주사약를 빼고서야 뭘 좀 먹기 시작했다.

아마도 어지럼증의 원인은 바로 무통주사가 아니었을까 싶다.

 

문제는 퇴원 후 집에서 발생했다.

아무리 3일을 굶었기로서니 퇴원하고도 며칠동안 변의가 느껴지지가 않았다.

매일아침 배변습관이 있던 사람이었는데,

벌써 며칠째 배변을 못하니 슬그머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일부터 더 많이 먹었다.

6일째가 되어서야 비로소 변의를 느꼈는데

배변 성공을 위해 너무나 고생을 했다.

눈물도 찔끔나고, 젖먹던 힘까지 다 쏟았다고나 할까...

아래가 막혀 힘을 쓰니, 오히려 숨도 막히고 구토도 나고 진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어찌 어찌해서 결국 배변에 성공을 했고, 3일을 더 고생해야 했다.

 

오늘 아침은 시원하게 배변에 성공을 하고,

다리에 붓기도 빠지기 시작하니

몸도 다소 가벼워지고 기분도 상쾌했다. 

 

이번일을 겪고 나니

변비로 인해 고생하는 사람들의 고통도 알 것 같고

위 아래로 소통이 잘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도 알 것 같다.

우리 몸에서의 소통...물론 그것은 더할나위 없이 중요한 것이고

가정이나, 직장이나, 단체에서나 어떠한 조직에서든

위아래로 소통이 잘 되고, 옆으로 소통이 잘 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 것 같다.

소통이 잘 안되는 조직은 서로의 이익만을 위해 아우성 치다가 결국 곪아터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 한가지 느낀것은

잘 먹고, 잘 싼다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인 것 같고, 쉬운 일인 것 같고, 하찮은 일인 것 같지만

기본적인 그일이 그렇게도 중요한 일이었고, 내가 건강했다는 것이었음을 뼈저리게 느끼며

너무도 감사할 거리였다는 것이었다.

 

개그콘서트에 그 코너가 생각난다.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잘 먹고 잘 싸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