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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호수 이야기/- 일상에서

아들을 시험장에 보내고

by 하늘 호수 2013. 2. 24.

 

 

 

 

아들을 시험장에 보내고...

 

큰아들 창훈아!

지난 1년간 정말 애 많이 썼다

 

엄만 우리 창훈이가 얼마나 성실하게 공부했는지 안다

매일 새벽 6시반에 일어나 아침먹고 나가면 밤 12시가 되어야 돌아오곤 했지

월요일에서 토요일을 한결같이 보내고

일요일 오전이면 늦잠으로 피로를 풀어주고 점심 먹으면 어김없이 또 집을 나섰지

살도 빠지고 얼굴에 피곤한 빛이 역력할 때는 엄마 마음이 짠하더라

 

아침마다 영양 골고루 섭취하라고 반찬 만들고 생선굽고 국 끓여 상을 차려주면

졸린 눈 비벼가며 잘 먹고

홍삼차와 과일로 식사 마무리를 하는 것을 보면

고맙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했어

 

그리도 정신을 못 차리고 애간장을 태우더니

공부하겠다고 휴학하고는 

꼬박 1년을 한결같이 보여준 너의 성실성에 엄마 아빠는 정말 감탄했고, 기뻤단다

 

아들아! 곧 시험이 시작되겠구나

따듯한 차 마시며 몸은 뎁혀놨니?

얼마전 두차례의 모의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주더구나

그러니 넘 걱정말고

이럴 때 일수록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해져야 한다

그리고 대범해져야 하는 거 알지?

 

어제 1박2일 청평으로 여행을 가다가 마재성지에 들러

울 아들을 위해 생미사 바치며 하느님께 다 맡겨 드렸다

그리고 울 아들 때문에 엄만 깜깜한 오밤중에 혼자 운전하며 꼬부랑 산길을 지나

무사히 서울에 입성을 했지

좋은 사람들과 한밤을 지내며 즐거운 시간 보내고 싶었지만

울 아들 아침밥 먹여주고 도시락을 싸 주어야겠기에

엄만 기꺼이 그 즐거움을 포기할 수 있었고

오밤중 꼬부랑 산길운전이 무섭기도 했지만 의도적으로 즐기려했지

엄마가 언제 또다시 혼자 그런 운전을 해 보겠니?

 

오늘도 역시 아침밥 잘먹고 도시락 챙겨 일찍 집을 나서는 너의 모습 좋았어

고마워

 

오늘 새벽 아들 생미사 참례하려고 어젯밤 알람을 맞춰놓고 잤는데

알람이 울기도 전에 두번이나 잠이 깨더구나

결국 알람이 울기도 전에 일어나는데, 기분이 상쾌하더구나

그리고 성당다녀와 아침식사 준비하며 기분이 좋았다

 

울 아들 미사 안 다닌지 오래되었지만

그래도 하느님은 울 아들 미워하지 않으실걸

어서 함께 하기만을 기다리고 계실거야

오늘도 하루종일 하느님께서 너의 곁에 함께 계실거라 믿는다

 

주님!

일년을 한결같이 성실하게 공부하고 지금 시험에 임하는 아들과 함께 하시어

끝나는 그 시간까지 건강을 돌보아주시고

마음을 차분하고도 굳건하게 해 주시며

지혜의 은총을 내려주소서.

 

성모님!

사랑하는 송창훈토마스아퀴나스를 위하여

당신의 아들 예수님께 빌어주소서.

 

 

구노의 Ave Maria (Mario Lan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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