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묵상 글/- 묵상 글

고행자

by 하늘 호수 2013. 12. 11.

 

 

 

 

 

 

 

 

옛날에 아주 엄격한 고행을 하는 수행자가 있었는데, 

그는 태양이 하늘에 있는 동안에는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다.

그의 고행을 인정이라도 하듯, 근처 산꼭대기에는 환한 대낮에도 모든 사람이 볼 수 있을 정도로 별이 밝게 빛났다.

그 별이 어째서 거기 있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어느 날 고행자가 산에 오르려고 하는데 마을의 어린 소녀가 함께 가고 싶다고 졸랐다.

날씨가 더웠기 때문에 두 사람은 금방 목이 말랐다.

고행자가 소녀보고 물을 마시라고 했더니, 소녀는 함께가 아니면 마시지 않겠다고 우겨댔다.

고행자는 난처했다.

단식을 깨기도 싫었지만 어린애가 목이 타 힘들어하는 것도 볼 수 없었던 것이다.

마침내 그는 물을 마셨다. 아이도 따라 마셨다.

 

고행자는 감히 하늘을 바라볼 수 없었다. 별이 사라진 하늘을 보기가 두려웠던 것이다.

그런데 한참 후 하늘을 바라보았을 때... 산 위에는 두 개의 별이 환히 빛나고 있었다.

 

 

- 앤소니 드 멜로 지음, 분도출판사 <개구리의 기도> 중에서 -

 

 

 

 

 

 

반응형

'묵상 글 > - 묵상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황창연 신부님 대림특강 (2013년)  (0) 2013.12.16
피고석의 죄수  (0) 2013.12.13
평정심  (0) 2013.12.09
하느님께서 알고 계신 죄  (0) 2013.12.07
이 당근은 내꺼 !  (0) 2013.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