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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호수 이야기/- 일상에서

익산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다

by 하늘 호수 2015. 5. 6.

 

 

 

이 글을 쓰고 있는 곳은 익산.

지난주일 오후에 내려왔다.

남편이 익산에 새 직장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차 저차 하느님의 은총 가운데 새로운 직장을 얻어 새 삶을 살게 되었다.

 

머물고 있는 곳은 사택이다.

익산의 신도시인 모양이다.

기획된 도시인지 고층 아파트가 즐비하게 서 있고 도로도 넓고 반듯하다.

비슷한 모양의 상가들이 단지를 이루고 있어

먹을 곳도 많아 보인다.

 

서울에서 바쁘게 살던 생활을 접고

느린 삶을 살아보겠다고 생각하며 내려왔다.

 

결혼할 때부터 함께 살아왔던 시어머님은 큰집으로 가시고

봉사활동도 접고

성당활동도 최소한으로 줄이려하고 있다.

아이들 둘은 서울집에 남겨 두었다.

큰아들은 직장 다니고 둘째 아들은 아직 학교를 다니고 있어서

아직 돌보아 주어야 할 것들이 많지만

눈 딱 감고 내려왔다.

아이들은 자유를 얻었다고 생각을 하는지 오히려 좋아라 한다.

그 좋아라 함이 언제까지 갈 지는 모르겠지만...

 

서울에는 1주일에 한번 씩은 올라갈 것이다.

화요일마다 서울 성당에 꼭 해야할 일이 있기 때문이다.

주말에 가서 화요일 지내고 올 때도 있겠고, 화요일 임박해서 갈 때도 있겠다.

그때마다 서울집은 돌봐주기로 하고, 이제 익산 생활에 익숙해져야 하겠다.

남편은 익산을 2nd house 라고 생각하라지만

나는 이곳을 첫번째 집이라고 생각하려한다.

 

오자 마자 계속 몸살감기를 앓다가, 이제사 좀 나아지고 있다.

내 삶의 큰 변화를 몸이 먼저 알고 있는가 보다.

많은 짐들을 내려놓은 것 같기도 하고, 큰 긴장의 끈을 놓은 것 같기도 하니

몸이 먼저 변화하고 있는 걸까?

 

집도 새집이고 가전제품을 비롯하여 모든 집기가 새것이다.

서울에서 온 우리와 가져온 것들 몇 가지만 헌것이다.

마음도 새로워진다.

 

오늘 처음으로 성당을 찾아가 미사를 드렸다.

전주교구 모현성당이다.

서울에서는 5분이면 가던 성당이었는데, 여기는 20분 정도 걸어가야 한다.

처음이라 멀게 느껴지는데 자주 가다보면 가깝게 느껴지겠지.

지름길도 알게 차차 될 거고...

걷기 운동한다 생각하고 가면, 가는 발걸음도 가볍지 않을까?

 

남편이 회사에 가고 나면 나 혼자이다.

혼자만의 시간이 참 좋다.

내가 듣지 않아도 되는 소음들로 부터 해방되니 더욱 좋다.

이러한 자유로움를 얼마나 갈망했던가.

 

하느님께서 특별히 주신 은총의 시간으로 알고

2년을 차분하게 그리고 느린 삶을 살다가 서울로 복귀해야겠다.

 

익산으로 내려오는 날 서울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내려왔는데

미사 중에 이 성가가 흘러나왔다.

가사를 보니 우리의 새로운 삶을 축복하는 듯 했다.

얼마나 감사하던지 마구 눈물이 났다.

그리고는 익산에 내려와서도 틈만 나면 이곡을 듣고 있다.

 

감사합니다. 하느님~

 

 

 

 

 

오래 전부터 널 위해 준비된 하느님의 크신 사랑

너의 가는 길 주의 사랑 가득하기를 축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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