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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호수 이야기/- 일상에서

믿거나 말거나...

by 하늘 호수 2008. 9. 16.

 

 

 

믿거나 말거나...

 

 

건강한 체질인 나, 기본적인 체력을 타고 난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체력이 안 되어서 하고 싶은 일을 못 한다거나, 해야 할 일을 못 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감기도 자주 걸리지 않는 편이고, 앓아 눕는 경우는 아주 가끔 있는 일이다.

산에 올라도 누구에게 뒤지지 않고, 무슨 일을 하든 지지 않는 편이다.

무슨일이든 자신감이 있는 것도 아마 체력이 밑받침 되어서 그런것이 아닐까.

한마디로 말해서 강단이 있는 체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근 한 달 전부터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

강하던 체력에 스르르 힘이 빠지는 느낌이 온 것이다.

뼛속을 단단히 채워져 있던 강한 힘이 나도 몰래 빠져 나가고 있는 듯 하다.

무거운 것을 들지도 못하겠고, 힘을 써야 하는 일은 나도 모르게 주춤거리게 된다.

손 마디도 좀 아파온다.

서 있는 자세도 절도가 없어지고 건들 거리는 것 같다.

내 체력에 더 이상 자신감이 없어지고 만 것이다.

체력이 약해서 힘들어 하고, 매력없어 보이던 사람들이 비로서 이해가 된다.

 

며칠 전 모임에 나갔다가, 큰아들 군대간 이야기 하며 서로 눈물을 글썽이기도 하고

내 건강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한 사람의 말에 귀가 솔깃해졌다.

"오른팔이 떨어져 나가서 그래~~"

무슨말인고 했더니, 큰아들이 군대에 간 것을 내 오른팔이 떨어져 나갔다는 것으로 비유를 한 것이다.

그러고 생각해보니 그 말이 어느 정도 맞는 것 같았다.

아들 입소대대에 들여 보내놓고, 눈물 흘리며 기진맥진해서 집에 돌아왔었고

노심초사하며 몇일 동안을 눈물로 보내고, 자나깨나 품 떠난 자식에 대한 서운한 맘을 추스리지 못하고

그리워하며 지냈으니 온몸의 기력이 쇠진하기도 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믿거나 말거나.......

 

자대배치 받은 이후에는 아들에게 전화도 자주 와서, 아주 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돌아오는 주일에는 면회갈 계획도 세워놓았다.

피자랑 치킨은 누가 사 줘서 먹었고, 삼겹살이 먹고 싶단다.

삼겹살 사 주러 갈 생각하니 기분도 좋다.

 

그런데, 스르르 빠져 나간 내 기력은 어디로 갔을까?

한 번 빠져 나간 기력이 다시 돌아오기는 하려는지 모르겠다.

전에 그 자신 있던 체력이 그리워진다.

어떻게 하면 뼛속을 단단히 채우고 있었던 그 기력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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