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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일반/- 아! 어쩌나?

[아 어쩌나] (6) 열등감

by 하늘 호수 2009. 9. 30.

"[아 어쩌나] (6) 열등감"



Q. 직장에 새로 온 상사가 아래 직원들과 마찰이 심합니다. 다른 사람들 말은 들으려 하지 않고 늘 자기주장대로만 하려 하고, 일을 진행하다가 잘 안 됐을 때도 인정하지 않고 억지를 부립니다.

 또 다른 부서 사람이 성과를 올리면 칭찬은커녕 빈정거리고 불쾌한 표정을 드러내 그 앞에서는 다른 사람을 칭찬하기가 어렵습니다. 게다가 시간만 나면 자기 과거사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아 듣는 사람을 괴롭게 합니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요?

 
 A. 열등감 때문입니다. 열등감이란 '다른 사람에 비해 나는 형편없어' 하는 생각에서 비롯된 감정입니다. 열등감이 심한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한 만족감이 없습니다. 그래서 자기 장점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마음이 불균형한 상태에 빠져서 헤어나오질 못합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마음 안에 늘 분노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열등감이 강한 사람이 지도자 자리에 올랐을 때 공격적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공동체 안에서 일하다 보면 지지해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반대하는 의견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열등감이 강한 사람은 반대 의견이 나오면 자기와 다른 관점이라고 받아들이질 못하고 자신에 대한 적대적 자세라고 생각해 공격적 태도를 보입니다.

 다른 사람이 자기를 무시할지도 모른다고 전전긍긍하며 살기에 자기를 반대하는 작은 소리에도 민감한 반응을 하고 공격적 태도를 취하는 것입니다. 즉, 다른 사람들이 자기의 부족함을 알아챌까 봐 말도 안 되는 주장을 거의 막무가내식으로 하는 것입니다.
 
 남들이 하는 일에 대해 뒷전에서 빈정거리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까짓 것 내가 다 해봐서 아는데' 또는 '그거 개나 소나 다 하는 일이야'라는 말들…. 이런 말을 습관적으로 하는, 열등감이 강한 사람들은 자기 인생에서 성공하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늘 무기력하고 외롭고 두려운 감정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앞날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기도 하지요. 자기가 하지 못한 일을 하는 다른 사람에 대한 부러움과 질투 같은 감정들이 범벅돼서 마음이 편치 않아 늘 빈정거리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빈정거리는 말 속에는 다른 사람들을 무시함으로써 자기 위상을 높이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걔 옛날에 내가 키운 애야' 혹은 '아! 그 자식 옛날에는 별거 아닌 놈이었는데, 요즘 뭘 좀 한다지' 등과 같은 말은 다른 사람들을 하대하므로써 자기를 존경하고 높여 달라는 유아적 욕구가 숨어 있는 것입니다.
 
 또 열등감이 강한 사람은 친척이나 친구 이름을 들먹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 친구가 누군데 혹은 우리 친척 중에 한자리하는 누가 있는데 하는 말들. 심지어 옛날 케케묵은 조상 이름까지 들먹이면서 자기가 왕손이라는 등 혹은 무슨 벼슬한 사람 몇 대 손이라는 식으로 자랑을 합니다.
 
 열등감이 강한 사람들은 자기 능력이 미치지 못하는 일들을 아무 생각 없이 벌이기도 합니다. 사업을 한다면서 속썩이는 남편을 둔 주부들이 상담하는 경우 대부분 남편이 구멍가게 정도나 할 사람인데 다른 사람에게 사업가로 보이고 싶어서 빚을 끌어다 무리하게 장사를 해 결국 실패하곤 한다는 말을 합니다.
 
 이렇게 열등감이 강한 사람은 자기 자신의 실체를 인정하기 두려워하고 다른 사람이 자기의 실체를 볼까 봐 외적 치장으로 방어막을 만드는 데 온갖 노력을 기울입니다. 명함에 아무 힘도 없는 직책들을 줄줄이 올려놓는 사람, 돈도 별로 없는데 더 큰 집 더 좋은 집으로 셋방살이를 전전하는 사람, 다른 사람에게 보이려고 집안 잔치를 떡 벌어지게 하고서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사람들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이런 사람들 중에는 다 무너져가는 흉가나 상갓집 꿈을 꾸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은 폐허가 된 곳에서 헐벗은 아이가 헤매는 꿈을 꾸기도 하는데 이런 꿈은 자아가 상징화돼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열등감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작은 시 구절을 알려 드립니다.

 "사람의 마음은 연못입니다. 그 연못물은 온갖 잡동사니 같은 감정들로 가득합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연꽃 같은 내 자아가 피어납니다. 자신의 연못을 사랑하십시오. 연못이 더럽다고 묻어버리거나 퍼내어 없애려는 자학적인 행위는 그만하시고 구정물 같은 내 마음의 연못을 사랑하십시오. 그래야 여러분의 연꽃이 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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