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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일반/- 아! 어쩌나?

[아! 어쩌나?] (4) 종교는 언제?

by 하늘 호수 2009. 9. 30.

"[아! 어쩌나?] (4) 종교는 언제?"



Q.1 저는 아이를 일찍 세례받게 하고 싶은데 남편은 아이가 커서 자기가 선택하도록 하는 게 좋다면서 반대합니다. 남편이 워낙 말을 잘하는 사람이라 설득도 못 하고 번번이 물러나곤 합니다. 어떻게 말을 해야 남편을 설득할 수 있을까요?

A. 신앙생활은 연령대별로 사람에게 심리적 영양소를 공급합니다. 특히 어린이에게는 신앙생활이 주는 영향이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기에 신앙생활은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린이에게 종교는 무의식 안에 가장 입력이 잘 되는 요소입니다. 어린이들 인생 가치관이 종교 안에서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유럽은 다른 나라에서 자연재해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하면 많은 이들이 자선하거나 혹은 직접 찾아가서 봉사활동을 합니다.
 이런 선행의 배경에는 어린 시절부터 가톨릭 신앙관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해온 신앙생활이 이러한 건강한 의식구조를 형성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많은 부모님이 자녀들이 효성스럽고 건강하고 성실하게 자라기를 바랍니다.
 이런 바람은 어린 시절 신앙생활을 통해 이룰 수 있습니다. 가끔 어린이들이 상담을 받으러 오는데, 그렇게 철없는 개구쟁이 같은 아이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이야기는 부모님 속을 썩이고 형제나 친구를 미워해서 마음이 괴롭고 힘들다는 것입니다.
 겉으로는 다른 사람 속을 썩여도 마음은 미안함으로 가득한 것이 어린 시절부터 신앙생활을 하는 아이들 특징입니다. 따라서 자녀들이 부모에게 효도하고, 건강한 사회인이 되길 바란다면 일찍 신앙생활을 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Q2. 아이가 사춘기입니다. 그런데 공부보다 성당 친구들과 어울려 놀 생각만 해서 속이 상합니다. 그래서 아이한테 대학에 합격한 뒤 성당에 다니라고 했는데, 제가 잘한 것인지 어떤지 확신이 들지 않습니다. 죄책감이 들기도 하고요.
 
A. 신앙생활이 사춘기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미국 심리학자들 조사에 의하면, 종교를 가진 아이들이 갖지 않은 아이들보다 더 원만하게 사춘기를 보냅니다. 사춘기란 부모에게서 심리적으로 독립하고 싶어하면서도 자신의 앞날에 대한 걱정으로 마음이 불안할 때인데, 이 두 가지 요소에 대한 충족감을 제공해주는 것이 바로 신앙생활입니다.
 아이들은 부모에게서 듣는 소리는 잔소리로 여기는데, 종교 안에서 듣는 이야기는 자신에게 주어지는 메시지로 받아들입니다.
 또 종교를 가진 아이들은 기도를 통해, 혹은 선배 종교인들과 대화를 통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기에 비교적 무난하게 사춘기를 보낸다는 것입니다. 종교가 이중적 충족감을 제공해 주는 것입니다.
 아울러 종교는 성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사춘기 아이들에게 적절한 이성과 만남의 자리를 마련해줌으로써 원만한 성 정체성 형성에 도움을 줍니다. 부모들이 걱정하는 사고 칠 일들을 미리 막아줍니다.
 소위 사춘기 시절 사고 치는 아이들은 주위사람들 이목이 닿지 않는 곳에서 노는 아이들이지, 교회처럼 여러 사람이 바라보는 곳에서 노는 아이들이 아닙니다. 교회 안에서 어른들 이목을 의식하면서 건전한 이성교제를 하게 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훨씬 더 유익합니다.
 아이들 공부에 대한 걱정 역시 기우에 지나지 않습니다. 사목현장에서 신부들이 경험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신앙생활 역시 소홀히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실제로 좋은 성적으로 대학을 들어간 아이들은 열심히 기도하고 활동하는 아이들이란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왜 사춘기 자녀의 신앙생활을 반대하는 부모가 있을까요? 그것은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의 문제입니다. 부모의 신앙관에 문제가 있는 경우 아이에게 그것이 투사 됩니다.
 즉 '기도생활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혹은 '시간낭비일 뿐이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은 아이들이 성당에서 보내는 시간이 도움되지 않는다고 판단합니다.
 또는 남녀관계에 지나치게 민감한 부모나 자신의 과거 이성관계에 대한 그리 좋지 않은 기억이 있는 부모는 자식들도 자기처럼 될 것이라 지레 겁을 먹고 아예 그런 자리에 보내지 않으려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를 성당에 보내는 것이 죽도록 싫은 이들은 자기 마음을 먼저 들여다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청개구리 같은 사춘기 아이들이 어른들이 보지 않는 자리에서 어떤 돌발 행동을 할지 모릅니다.

홍성남 신부(서울 가좌동본당 주임) doban87@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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