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늘호수 이야기/- 일상에서

아들 앞에서 눈물을 보인 날...

by 하늘 호수 2010. 3. 1.

 

 

 

 

  

 

 

큰아들이 파병에서 돌아 와 24박 25일의 긴 휴가를 끝내고 휴가의 마지막 밤입니다.

귀대를 앞두고 가족들 함께 모여 저녁식사 하자고 약속 해 놓고 저녁을 준비했습니다.

노량진 수산시장을 다녀와 아구찜과 낙지를 준비했습니다.

큰아들이 2004년과 2007년에 여행을 다녀오면서 사왔던 와인을 준비했습니다.

남편은 그동안 그렇게 마시자고 해도 아껴놓았던 두병의 그 와인을 꺼내놓았습니다.

아이들도 한 잔씩 나눠마시며 행복한 식사를 했지요.

 

식사가 끝나갈 무렵 제 눈에서는 주책없이 눈물이 고였습니다.

아들아 고맙다.

학교다니면서 부모를 힘들게 하는 아이들도 많은데, 너희들은 부모 속 썩이지 않고 잘 자라줘서 고마워.

엄마는 그동안 한 눈 한 번 팔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너희들을 키웠다.

잘 따라줘서 정말 고마워.

이제 엄마 아빠가 할 일은 다 한 것 같아.

미래는 너희들 몫이니, 알아서 잘 들 해주길 바래.

 

제가 와인 몇 잔에 취했나 봅니다.

한순간 고인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하더니, 한참을 그랬습니다.

아이들을 번갈아 꼭 안고 이야기 했습니다.

아이들은 다 도망갔는데도, 저는 한참을 그랬습니다.

 

그래도 안심이 되는 것은, 두 아들이 같은 학교를 재학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늘 형이라면 하느님처럼 여기더니 둘째가 형 학교를 따라 갔습니다.

합격 소식을 듣고는 덩실덩실 춤을 추는 둘째를 보았었습니다.

고등학교에서는 수시에 합격하는 바람에 너무 아깝게 되었다고 애석해하지만

저는 만족입니다. 아이도 만족입니다. 우리 가족 모두 감사히 만족합니다.

두 아이가 함께 학교 이야기를 하면서 정보 교환을 하는 것을 보니 얼마나 흐뭇한지...

 

이제 부모의 역할은 거의 끝나가는 것 같습니다.

이제 아이들의 미래는 아이들에 달렸습니다.

큰아들 대학 생활하는 모습이 부모에게는 맘에 안들고 속이 상할 때가 많았지만

이제는 그들의 몫이니 어찌 할 수가 없습니다.

그저 기도 밖에는 할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주님, 우리 아이들의 앞날에 대한 당신의 계획은 무엇인지요?

좋은 것을 준비하고 계실 당신의 계획을 아이들이 잘 찾아갈 수 있는 지혜를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인생의 곳곳에 웅크리고 있을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주시고

바른 길, 옳은 길을 잘 찾아갈 수 있는 지혜를 주시기를 청합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주님의 축복 함께 하시어, 좋은 길로 함께 나아가게 해 주시고

각자의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열심을 주시며

최선을 다하고서 좋은 결과를 기다리는 겸손한 사람이 되게 하여 주소서.

아직은 하느님의 참된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주님, 당신 사랑의 참맛을 알게 하여 주십시오.

주님, 그동안 베풀어 주신 은총에 깊이 깊이 감사의 기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주님...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을 통하여 당신 영광 받으시고 감사와 찬미 받으소서.

아멘..

 

식사시간에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이 노래가 나왔습니다.

어쩜 이렇게 타이밍도 잘 맞추는지...

 


행복의 나라로

장막을 걷어라
너의 좁은 눈으로 이 세상을 더보자
창문을 열어라
춤추는 산들바람을 한 번 또 느껴보자
가벼운 풀밭위로 나를 걷게 해주세
봄과 새들의 소리 듣고 싶소
울고 웃고 싶소 내 마음을 만져 주
나는 행복의 나라로 갈테야

접어드는 초저녁
누워 공상에 들어 생각에 도취했소
벽의 작은 창가로
흘러 드는 산뜻한 노는 아이들 소리
아 나는 살겠소 태양만 비친다면
밤과 하늘과 바람 안에서
비와 천둥의 소리 이겨 춤을 추겠네
나는 행복의 나라로 갈테야

고개 숙인 그대여
눈을 떠 봐요 귀도 또 기울이세
아침에 일어나면
자신 찾을 수 없이 밤과 낮 구별없이
고개 들고서 오세 손에 손을 잡고서
청춘과 유혹의 뒷 장 넘기며
광야는 넓어요 하늘은 또 푸르러요
다들 행복의 나라로 갑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