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넌 소중해!
번쩍 안아 올린 너의 작은 모습을 보며, 그 또랑또랑한 눈망울을 보며 경탄했던 때가 엊그제 같구나.
넌 깨어 있는 모든 시간을 사람 손에 안겨 있으려 했단다.
특히 아빠 품에서 방실방실 눈 마주치며 웃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어.
아빠 몰래 얼른 뒤집기를 하고는 고개를 꼿꼿이 들고서 쳐다보며 웃곤 했지.
너무나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너는 누가 붙잡아 주면 발에 힘을 주고 다리를 쭉 뻗어 섰고, 손에 잡히는 건 뭐든 입으로 가져갔단다.
두손을 모아 쥐고 쪽쪽 소리 내어 빨았고, 보행기를 타고 비틀대며 사방으로 밀고 다녔어.
목욕하는 걸 무척 좋아하던 너는 목욕할 때마다 목욕통을 엄청난 힘으로 꼭 잡았지.
눈만 마주치면 누구에게나 웃어 주다가도 낮잠을 자다 깨어 누군가와 눈이 마주치면 소리 내어 울었단다.
무슨 서러운 일이라도 있는 것처럼 정말 서럽게 눈물까지 흘리며 울었어.
그 모습이 아빤 귀여웠단다.
그 사랑스러운 모습 때문에 아빠가 얼마나 행복했는지....
웃고 울다 지치면 아빠의 푹신한 배 위에 누워 곤하게 자곤 했지.
배 위에서 떨어질 것 같으면 이내 아빠 목에 팔을 두르고 그 팔에 힘을 꽉 주는 거야.
살포시 느껴지는 그 힘과 품에 착 안기는 기분이 아빤 무척 상쾌했단다.
진정으로 사랑했기에 아빠는 널 바라볼 때마다 늘 걱정이었어.
엄마가 임신 중에는 건강하게 태어날지, 엄마 배 속에서 불편하지는 않은지 걱정했어.
태어난 다음에는 목을 잘 가눌지, 잘 걸을지, 말은 잘 할지 걱정했고, 학교에 들어간 다음에는 공부는 잘 할지, 친구는 잘 사귈지 걱정했지.
커서는 할아버지 할머니는 공경할지, 부모는 존경할지, 이웃을 사랑할지 걱정했고, 늘 사랑으로 충만하게 살아갈지, 마음의 중심에 하느님의 사랑을 두고 살아가는 곧은 사람이 될 수 있을지, 그 사랑을 사람들 사이에서 행하며 살 수 있을지 걱정했단다.
그래서 기도했지.
선한 사람 가운데서 살아가게 해 달라고.
그리고 네가 어려운 이웃에게 부드러운 말과 따뜻한 마음으로 도울 수 있기를 말이야.
늘 부지런한 몸놀림으로 몸을 건강하게 하고, 기도하는 영혼으로 안정된 정서를 유지할 수 있기를, 맑은 영혼을 간직할 수 있기를 소망했어.
좌절과 절망 또한 인생을 퐁요롭게 하는 하나의 과정임을 알고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랐단다.
이런 기도와 바람은 네가 아빠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만약 네가 아빠의 이런 큰 관심이 불편하다면 약간 멀리 떨어져서 바라볼게.
그리고 기도할게.
아빠는 앞으로도 너와 함께 영원히 마음으로 함께할 거야.
그리고 늘 옆에 있을 거야.
넌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니까.
- 우광호 지음 <아빠의 기도, 성바오로출판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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