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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글/- 묵상 글

듣지 못하고, 보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여도

by 하늘 호수 2011. 7. 7.

 

 

 

 

 

빌만이라는 복음성가 가수가 어느 날 무대에서 놀라운 연주와 노래를 선보였습니다.

관중은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여러 번 앙코르에 응답한 뒤 분장실로 들어왔는데, 한 여인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했습니다.

거기다 전혀 볼 수 조차 없었습니다.

그러기에 그녀는 빌 만의 음악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분장실까지 찾아온 그녀는 공연으로 지친 그에게 자기 앞에서 노래를 한 곡 불러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빌 만은 기꺼이 그리고 우렁찬 소리로 "거기 너 있었는가"라는 흑인영가를 불렀습니다.

우리 천주교 성가책에는 489장 '보았나 십자가의 주님을'이라는 제목으로 되어있는 성가입니다.

그녀는 그의 목에 손을 대고 손끝 감각으로 그의 노래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거기 너 있었는가 그 때에, 주님 그 십자가에 달릴 때

오~~

때로 그 일로 나는 떨려, 떨려, 떨려, 거기 너 있었는가 그 때에..."

 

그녀는 눈물을 펑펑 쏟았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수화를 통역해 주던 이는 노래가 계속 될 동안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저도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광경을 믿음으로 보았습니다.

주님께서 죽으실 때 그리고 살아나실 때...

한때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지만 이제 나는 성령의 소원을 따라 살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내가 살아 숨 쉬는 동안 나는 이 거룩한 욕심을 따라서 살 것입니다."

 

이 여인이 바로 헬렌 켈러입니다.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고, 보지 못하는 삼중고의 아픔을 지닌 그녀였지만,

이렇듯 당당히 그 모든 장애를 딛고 일어나 주님 안에서 성령의 뜻을 이루기 위해 평생을 장엄하게 싸웠습니다.

얼마나 큰 감동입니까!

헬렌 켈러는 손으로 빌 만의 목을 만져 성가 가사를 정확하게 들었습니다.

글 가사는 바로 성체 성혈의 드라마가 절정에 달한 갈바리아 십자가 현장과의 교감을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안에 머무른다."(요한 6,56)

 

함께 기도하시겠습니다.

주님, 성체 성혈은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말하지 못하는 이에게도 은총으로 찾아갑니다. 찬미드립니다.

주님, 그리하여 성체 성혈은 모든 장애를 이길 힘이 됩니다. 또 찬미드립니다.

주님, 성체 성혈은 오늘 저를 지탱하는 원기입니다. 찬미에 찬미를 드립니다. 아멘 !

 

 

- 차동엽 신부의 '신나는' 복음묵상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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