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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글/- 묵상 글

주님의 금잔

by 하늘 호수 2011. 7. 5.

 

 

 

 

유럽에 론펠공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독실한 그리스도인이었습니다.

하루는 그가 '하느님을 위해서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가

예수님과 제자들이 최후의 만찬식 때 썼던 금잔을 찾아내어 교회에 봉헌하기로 하고 방랑의 길을 떠났습니다.

그가 막 성문을 나서는데 한센병 환자가 달려 나와 그에게 구걸했습니다.

그는 기분이 상해 하며 말했습니다.

"나는 하느님의 명으로 주님의 금잔을 찾으려고 길을 떠나는 사람이다.

하찮은 네가 어찌 나를 괴롭히느냐?"

그는 상대하기 싫다는 듯 그를 급히 지나쳤습니다.

이후 그는 목숨 걸고 금잔을 찾아 헤맸으나 헛수고였습니다.

결국 그는 재산을 다 허비하고 세월만 흘려보낸 채 백발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그가 막 성에 들어서는데,

이전에 성을 떠날 때 만났던 한센병 환자가 다시 그에게 달려와서 구걸했습니다.

론펠공은 오랜 세월 주님을 위해 보냈던 시간들 덕분인지 자비의 정신이 그의 가슴속에 일어났습니다.

그는 그의 전 재산이 빵 한 조각을 주면서 말했습니다.

"내가 가진 것이라고는 이 빵 밖에 없네.

나자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이걸 받게."

그리고 표주박으로 물을 떠다 그에게 주면서 말했습니다.

"은혜로우신 주님의 이름으로 이걸 마시게."

이때 갑작스레 한센병 환자가 주님으로 바뀌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보라, 나다.

그 빵은 찢기운 내 몸이며 그 물은 십자가에서 흘린 내 피다.

가난한 이와 함께 하는 식사야말로 참성찬이다.

네가 찾던 잔은 바로 네 손에 든 표주박이다."

 

 

- 차동엽 신부의 '신나는' 복음묵상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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